요즘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책들이 쏟아진다.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어떤 치료법이 있을까.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가 내놓은 처방은 의의로 단순하다. 시(詩)를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세로토닌 마인드(serotonin mind)'다. 건강한 시를 읽으면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평온한 마음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사람이 있다. 재미 한인 정신과 의사인 조만철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30%가 시를 통해 치료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세로토닌 주창자인 저자의 실전용 지침서인 셈이다.

책에 나오는 49편의 시들은 적재적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을 위해 저자는 김재진 시인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들려준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감정인 고독감이 아니라 고독력(孤獨力)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라고 말한다. 고두현 시인의 '빈자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더없이 소중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중략)괜찮다 괜찮다. 아득한 땅속길/천천히 흔들리며 손사래만 연신 치는/그 모습 눈에 밟혀 나도 엉거주춤/끝내 앉지 못하고." 저자는 이 시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이 마음의 위안을 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노인력(老人力)이라는 매력적인 말이 있습니다. 건망증이 오거든 나쁜 것,싫은 것들을 잊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거라고 믿는 것이지요.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능력이 생깁니다. 바로 긍정의 힘이지요. "

새뮤얼 울만의 시 '청춘'은 나이듦이 두렵고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을 위한 구원의 메시지다. 이외에도 연애와 결혼,대인관계,직장생활 등 다양한 상황에서 겪는 마음의 진통에 대해서도 유용한 처방전을 내린다. "가까이 놓아두고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라"며 "상처가 아물고 그 위에 꽃처럼 새살이 피어나면,이제 당신이 또 다른 당신을 위로할 차례"라는 저자의 말에 소통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