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의 주요 저서 23권을 번역한 국내 최고의 드러커 전문가인 이재규 전 영남대 총장은 "드러커는 보수주의 철학자"라고 규정한다. 드러커는 젊은 시절 문학 · 철학 · 미학 · 음악에 심취했다. 대학 교수로서 철학 · 경제학 · 경영학을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제한된 정부의 역할,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보수주의 철학을 신봉했고 그것을 사회와 기업 영역에서 널리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저자가 드러커의 저술과 아직 번역하지 못한 책들을 통해 그의 철학적 면모와 삶과 세계에 대한 태도를 정리한 것.제2차 세계대전 후 허무주의가 세계로 확산될 때 드러커는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이 오해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저자는 사회를 넘어 개인의 실존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키에르케고르의 질문과 대답을 통해 국가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막고 개인의 생명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서구 대중이 나치즘과 파시즘에 속아넘어간 이유와 전체주의 기원 등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다. 저자는 "드러커는 나치 같은 전체주의가 다시 등장하는 것을 막는 길은 단 하나,소득과 소비수준의 증대뿐이라고 역설했다"며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들려고 애썼던 드러커의 생각을 전한다. 또 드러커가 기업가사회를 주창한 이유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책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