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5일 영국 런던에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세금을 내야 한다면 내겠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투자 원금의 2배가 넘는 4조7000억원가량의 매각 차익을 얻었고 세무당국은 이에 대한 과세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레이켄 회장의 이날 발언은 론스타에 대한 과세 문제를 둘러싸고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이 종결되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론스타는 2008년 4월 한국에서 철수했으며 과거 외환은행 지분 매각의 주체가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있어 세금을 낼 수 없다고 버텼다. 하지만 국세청은 국내에 론스타코리아라는 별도 법인이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세금을 매겼다.

론스타는 조세심판원에서 환급 청구를 했다가 기각당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에서 법인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올 경우 론스타는 외환은행 주식 매매대금의 0.5%인 235억원의 증권거래세만 내게 돼 '먹튀'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하나금융 측은 론스타와 이번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서에 향후 법인세 과세 문제가 발생할 경우 론스타 측이 책임진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나중에라도 세금 문제에서 회피할 것에 대비해 은행 지급 보증과 같은 방법으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