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은 26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날(25일) 4조7000억원을 들여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51.02%)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의 내부 가용자금은 최대 약 2조8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3분기말 현재 현금성자산은 8373억원이다. 이 중에서도 유동성비율을 감안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약 3000억원. 여기에 하나은행으로부터 배당을 통해 끌어들일 수 있는 자금이 2조5000억원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하나금융이 내부 가용자금 이외에 모자란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조~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최진석, 박빛나 연구원은 현재 하나금융의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시나리오는 △내부 가용자금 이외 전부 차입 조달 △유상증자 1조원+1.5조원 차입(RPS 0.75조원 및 기타 0.73조원) △유상증자 1.5조원+1조원 차입(RPS 0.6조원 및 기타 0.4조원) △유상증자 2조원+0.5조원 차입(RPS 0.5조원) 등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우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2조원 가까운 돈을 모두 차입으로 조달할 경우 부채비율이 36.9%로 높아져 인수전에 비해 7.3% 포인트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128.7%(2등급)로 11.2% 포인트 악화될 수 있다는 것. 기본자기자본(Tier 1)비율도 7.9% 수준으로 금융위원회 지도비율 미만으로 모두 악화돼 인수관련 승이 여부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금융위의 인수 승인에 있어서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될 재무비율이 바로 BIS 기본자기자본(Tier 1)비율, 이중레버리지비율, 부채비율 등 세 가지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출자한 납입자본금과 자회사의 이익잉여금 등을 합해 이를 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 대해서 최 연구원은 "이 경우 부채비율이 31.3%로 인수 전에 비해 1.7% 포인트 소폭 악화되며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123.4%로 인수 전에 비해 5.9% 포인트 상승하나, Tier 1비율은 8.5%가 돼 전반적으로 이 부문 1등급에 가까운 2등급 수준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상증자로 1조5000억원 가량을 실시하고 1조원을 차입하면 부채비율이 27.7%(1.9% 포인트 개선)로 1등급,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20.0%로 역시 1등급을 기록할 것"이라며 "다만 Tier 1비율은 8.8%로 인수 전에 비해 0.1% 포인트 나빠질 수 있으나 거의 동일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부채비율이 23.9%로 인수 전에 비해 5.7% 포인트 개선된 1등급이며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6.5%로 역시 1.0% 포인트 개선된 1등급, Tier 1비율은 9.1%로 인수 전 8.9%보다 오히려 0.2% 포인트 상승한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3대 재무비율을 모두 최상급 상태로 만들어 금융위의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