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옵션만기일 충격과 북한 도발 등 예기치 못한 악재로 주춤거리고 있다. 중국의 긴축 우려와 유럽 국가들의 신용불안 등 대외 악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연말을 맞이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배당주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추가적인 투자 기회가 생겨나고 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 투자 아직 늦지 않았다

통상 배당주 투자수익률은 11월이 가장 높다.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로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미리 오르기 때문이다. 배당주는 연말까지 보유해 배당금을 타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폐장 하루 전날 주가가 배당규모에 비례해 떨어지는 '배당락'이 있기 때문에 미리 사서 배당수익률 이상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난달 이후 주요 배당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매매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최근 증시 하락과 함께 다시 매력이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락 이전 국내 증시가 전고점(1967.85)까지 오른다면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고,상승폭이 전 고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 매매차익과 배당을 모두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만큼 배당주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3분기에 정점을 기록하면서 향후 이익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고 글로벌 증시의 상승 탄력도 둔화되고 있다"며 "방어주인 배당주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의 연말 배당금은 7조2000억원대로 배당수익률은 1.29% 안팎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기업실적이 늘면서 총 배당금액도 크게 늘어 수익률은 작년(1.15%)보다 높을 전망이다.

진로발효 · KT 등 배당수익률 높아

지난 25일 주가를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코스닥의 진로발효로 기대 수익률이 7.46%에 달한다. 시가배당 수익률이란 연말 지급할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을 말한다. 진로발효는 올해 수요 감소로 실적이 부진하지만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데다 매년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어 올 연말에도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반짝 상승했던 주가가 이달 들어 다시 뒷걸음질치면서 시가배당률은 크게 높아졌다.

통신주들은 전통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다. 특히 올해는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에 밀린 탓에 주가가 오르지 못해 작년보다 배당수익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2008년 1120원,지난해 2000원을 배당한 데 이어 올해 2500원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주가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은 작년(4.91%)보다 높은 5.64%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배당수익률이 4.90%,SK텔레콤은 4.87%에 달한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5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배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어 연말까지 상대적 강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한미반도체(6.24%) 정상제이엘에스(5.28%) 파라다이스(5.09%) 무림페이퍼(5.03%) 등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가배당률이 높은 종목들 중에서도 내년 실적 전망이 양호하고 수급이 받쳐주는 종목으로 압축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주들 중 배당 매력이 커지는 종목도 관심 대상이다.

GS는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익이 늘면서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에쓰오일휴켐스 등은 성장성과 배당 매력을 함께 갖춘 종목으로 꼽힌다. 동양종금증권은 올해 새로 배당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대상 대한항공 카프로 금호석유 경방 두산인프라코어 S&T대우 등을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