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서해 5도 지역에 세계 최고의 장비를 갖추기 위한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세계 최고 군 장비'로는 해안절벽 갱도에 은닉된 북한군의 해안포 동굴진지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갱도파괴용' 유도무기(사거리 25㎞)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

국방부는 K-9 자주포로 직접 타격이 불가능한 북한군 해안포 진지 등을 공격하기 위해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개발한 '스파이크 미사일'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파이크 미사일은 지상 · 차량 등지에서 적외선 유도로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어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이 다시 발생할 경우 북한군에 실질적인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 유도무기는 적외선 방식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주 · 야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유사시 북한의 해안포를 초토화할 수 있다"며 "도입에 소요되는 예산 560억원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사거리 180~300㎞)와 지대지 순항미사일 천룡(사거리 500㎞ 이상)도 유사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충무공이순신급(KDX Ⅱ) 함정을 전진 배치하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군 당국은 또 24시간 북한군 해안포 감시가 불가능한 대포병레이더(AN-TPQ37)를 대신해 최신예 음향표적탐지장비인 '헤일로(Halo)'를 내년까지 연평도 · 백령도 등에 배치하기로 했다. 군은 자동위치식별기능 등이 강화된 대포병레이더 '아서(ARTHUR)' 1대도 연평도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적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전술비행선을 비롯한 무인항공기(UAV) 등도 신규 · 증강 배치된다.

교전규칙 개정을 통해 연평도 포격과 같은 적의 도발시 전투기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KF-16 전투기에 장착된 합동직격탄(Joint Direct Attack Munition)을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직격탄은 24㎞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타격하고 4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를 뚫을 수 있지만 확전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은 130㎜ 로켓탄(사정거리 36㎞) 36발을 20초 내에 쏠 수 있는 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MLRS)인 'K-136 구룡'과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 기갑부대 · 포병을 박살낸 유도MLRS인 M-270A1(사정거리 65㎞)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사정거리 · 정밀타격 능력이 미흡해 유도장치를 달아 미사일처럼 정확도를 높인 정밀유도MLRS(GMLRS)와 사거리를 늘린 130㎜ · 227㎜ 로켓탄,사정거리 80㎞급 한국형 유도로켓탄 등의 개발을 가속화해 서해 일대에 전진 배치할 방침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