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저우성 류판수이시에서 고등학생들이 학교 식당의 음식값 인상에 항의하는 대규모 농성을 벌이는 등 물가상승에 따른 사회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최근 나흘 동안 소나기식으로 매일 물가대책을 내놓으며 설탕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구이저우성 류판수이 제2중학교(중국은 중 · 고교를 중학교로 통칭) 학생 수백명이 학교 식당에 몰려들어 식판과 유리컵을 던지며 시위와 농성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저소득층 자녀로 학교 음식값이 20~30%가량 급등한 데 항의,소동을 벌였다. 이 신문은 식품가격 상승이 빈부차에 따른 사회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저소득층에 식품 구입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안정대책을 서둘러 집행하기 시작했다. 쓰촨성 청두시는 저소득 계층 30만명에게 다음 달 5일과 내년 1월20일 두 차례에 걸쳐 1인당 190위안(3만2300원)씩 총 5675만위안(96억475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보조금 190위안은 청두시민 평균 월급의 10%가량에 달한다. 조사 결과 청두시의 소비자가격지수(CPI)는 올해 1~10월 2.4% 상승했으나 저소득층의 생활비는 생필품값 급등으로 같은 기간 4.0% 늘었다.

앞서 베이징은 4분기 들어 저소득자에게 1인당 1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광저우는 11~12월 생활보호대상자에게 1인당 50위안,저소득 가정에 1인당 30위안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우한은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매달 30위안씩 물가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발전개혁위원회는 매점매석 처벌 강화 등 나흘간 매일 물가대책을 내놓으며 인플레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면화 가격은 이달 초에 비해 20%가량 하락했고,고무 · 대두 · 원당 ·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역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