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내년 국방예산이 증액될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정부는 내년 K-9 자주포와 F-15K 전폭기 구입 예산으로 1조400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작동을 일으킨 대포병 탐지레이더의 차기 모델 연구 · 개발비도 29억원이 편성됐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5.8% 증가한 31조2795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국방예산 증가율 5.8%는 전체 예산 증가율 5.2%보다 0.6%포인트 높다. 내역별로는 경상비가 21조6182억원으로 5.7% 늘었고 방위력 개선비가 9조6613억원으로 6.1% 증가했다. 방위력 개선비 중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핵심전력 확충 비용은 올해 5조2078억원에서 내년 5조9426억원으로 14.1%(7348억원) 늘었다.

핵심 전력에는 군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응해 가동한 K-9 자주포와 F-15K 전폭기 등이 포함된다. K-9 자주포 구매 비용은 올해 3883억원에서 내년 4850억원으로 24.9% 증액됐다. 대당 40억원대인 K-9 자주포를 100대 이상 구입할 수 있는 규모다. K-9 외에 1200여대의 K-55 자주포의 성능 개량 비용도 올해 7억원에서 내년 566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F-15K 도입 비용으로는 9143억원이 책정돼 8~9대가량을 더 들여올 수 있을 전망이다. 북한 도발로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내년 국방예산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 안보다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