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임 인선을 놓고 25일 저녁부터 26일까지 진통에 진통을 거듭했다.

청와대 인사라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저녁 김 장관의 사의 표명을 전격 수용하기 전부터 후임 인선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후보는 이희원 대통령 안보특별보좌관.민정수석실은 이 특보와 김관진 전 합참의장 등 복수의 후보로부터 자기검증서를 받아 정밀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김 장관의 사의가 수용된 직후 청와대 주변에선 여러 후보 중 이 특보가 청와대 내부 청문회 절차를 거쳐 국방장관에 내정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돌았다. 그가 천안함 침몰사태 이후 지난 5월 안보특보를 맡아 국방 개혁에 대한 이 대통령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26일 오전 이 특보와 김 전 의장 등에 대한 내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언론들은 이 특보의 내정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홍상표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후임 국방장관 후보자는 복수의 인물을 놓고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 상태에서 성급하게 예단해서 보도하면 부정확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주요 참모 8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이 특보와 김 전 의장 등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이 특보에 대해선 일각에서 의혹이 제기된 부동산 문제에 대한 본인의 해명을 듣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보는 노후 대비용으로 경기도 남양주에서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8 · 8 개각'에서 여러 후보자가 이런저런 의혹으로 낙마한 만큼 내부 모의 청문회를 여는 등 내부 검증 과정을 대폭 강화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