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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불 붙은 감세논쟁] 강만수 "減稅하면 세금 오히려 더 걷혀…재정적자 줄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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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ㆍ법인 최고 세율 너무 높아 증세하면 투자 위축ㆍ소득 감소
    근로자 절반 소득세 안내…감세 철회보다 세원확대 필요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세금과 관련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세율을 인상한다고 해서 과연 세금이 많이 걷히겠느냐 하는 문제다. 오히려 세율을 낮추는 것이 경제활동을 더 활발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세금 수입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문제는 '영국병'으로 불리는 복지국가의 폐단이 1970년대 극으로 치닫자 감세(減稅)정책으로 선회한 주요 국가들의 조세정책 흐름과도 맞물린다. 1980년대 이후 선진국들은 소득세와 법인세 세율을 경쟁적으로 낮췄고,그 결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 세금 수입이 늘어났다는 경험칙을 강 특보가 제기했다.

    '감세정책 부분 철회'로 당론이 기운 한나라당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감세 철회 효과 크지 않다

    강 특보는 미국의 세금 수입을 인용하면서 "1929년 이후 최근까지 세율을 올리거나 내리거나 세입은 항상 일정했다"고 말했다. 세율이 높아지면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세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세수는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극단적으로 세율이 100%라면 누구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세율 0%일 때와 마찬가지로 세수는 '0'이 된다는 논리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낸 아더 B 래퍼 교수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강 특보는 한국의 소득 · 법인세 최고 구간 세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보고 있다. 감세 철회가 이뤄지면 산술적으로는 세수가 늘어날 것 같지만,투자 위축과 수입 감소 등의 '역(逆) 트리클 다운(trickle down)' 부작용으로 세수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병목 조세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수입 증가와 감소 등의 변수가 워낙 많아 정확한 추정은 불가능하다"며 "어찌됐건 소득세율 인하 철회에 따른 세수 증가액은 재정수입의 1,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세 효과는 확산된다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 감세'는 소득이 많은 기업이나 개인이 부담하는 세금은 깎아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조세전문가들은 소비와 경기를 진작시킬 목적으로 행해지는 감세 정책의 기본 취지조차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조세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법인이 59.5%의 이익을 갖고 나머지 17%는 소비자,15%는 주주,8.5%는 근로자가 나눠받는다. 세금을 덜 내게 되는 만큼 임금이나 배당을 더 줄 수 있고 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커진 유보금을 재투자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총생산(GDP) 1% 규모의 소득세 감세를 하면 10년 뒤 GDP를 0.37%가량 더 성장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한 조세 전문가는 "1990년대 미국 클린턴 정부가 경제 호황을 이룬 것은 레이건 정부와 부시 정부가 감세를 기본으로 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며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의 비판적 견해도 있지만 감세의 경제적 효과는 부의 계층을 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원 확대가 더 시급

    이명박 대통령은 '낮은 세율과 넓은 세원'을 정책 기조로 강조해왔다. 세율을 낮춰주는 대신 세금을 내지 않는 숨은 세원을 찾아내 세수에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세수 확보 차원이라면 감세 철회 말고도 다른 방법이 많다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감세 논란의 핵심인 소득세의 경우 2008년 면세자 비율이 43%에 달했다. 소득세를 아예 내지 않는 근로자가 절반 가까이 되는 셈이다. 현행 세법은 근로자가 벌어들이는 연간 소득이 일정 이하이면 소득세를 면제해주기 때문이다. 4인 가족(부부와 자녀 2명) 기준으로 연 소득이 1770만원 이하면 여기에 해당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한국의 면세점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다소 높은 게 사실"이라며 "복지 선진국이 많은 유럽에서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세금은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소득탈루율이 37.5%(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변호사 회계사 건축사 등 전문직들에 대한 과세 강화와 학원 등 현금을 많이 받는 사업자에 대한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 촉진도 세수 확보를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고위 관계자는 "이미 감세를 전제로 중장기 재정운용 계획을 문제없이 다 짜놓은 상황"이라며 "지금의 감세 논란은 정치 문제이지 경제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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