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의 월요전망대] 10월 산업생산, 경기하락 변곡점 되나
남북관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국내 경기에도 심상치 않은 흐름이 엿보이고 있다.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생산 소비 투자 등 각종 지표에서 역력히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변곡점에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할 '10월 산업활동동향'은 최근 경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반전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광공업생산지수와 제조업가동률지수 등 8개 구성지표의 3개월간 평균치를 계산해 산출한다. 때문에 10월에도 동행지수가 하락해 3개월(1분기) 연속 둔화기조를 유지한다면 경기는 꺾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이미 9개월째 하락을 지속 중이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정부는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다. "9월에는 추석 연휴와 이상 기온 여파로 생산 투자 지표가 부진했지만 10월에는 수출과 내수가 견조해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것이다. 10월 수출이 이미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온 만큼 생산 투자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민간 쪽 분위기는 다르다. 동행지수 하락폭이 8월(0.1)보다 9월(0.8)에 더 커진 것을 감안하면 10월에도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고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둔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으로 세계 경제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정부가 낙관론보다는 경기 하강이 깊고 길게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내놓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관심이다. BSI는 제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것인데,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향후 경기 전망을 좋게 본다는 뜻이다. 10월에는 94로 전달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좋지 않았다. 미리 예측해본 11월 업황 전망 BSI도 92로 올해 2월 전망치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수출 기업들의 BSI가 낮았는데,환율 하락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월1일에는 '11월 수출입동향'이 발표된다. 전달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0월에는 환율 하락이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44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수출에 부정적일 것으로 여겨졌던 '환율하락 효과'는 한국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폭보다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절상폭이 훨씬 커 한국 제품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 무역흑자는 역대 최대인 지난해(404억달러)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12월2일에는 '11월 말 외환보유액'과 '3분기 국민소득(잠정)'이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10월 말 기준 2933억5000만달러로 3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주는 경제지표 외에 남북 관계 전개 방향에 따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