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밀려드는 핫머니 '30개월來 최대'…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긴축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고,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조만간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지급준비율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중국에 5190억위안(89조7000억원)의 외화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4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무역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 등을 제외한 금액도 2890억위안으로 지난 9월에 비해 무려 2.4배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 금액 중 상당 부분을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로 추정하고 있다.

외환보유액도 크게 늘었다.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10월 외환보유액은 1073억달러 증가했다. 후샤오롄 인민은행 부행장은 "위안화 절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제 유동성이 계속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며 "물가와 자산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유동성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하순 이후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1535억위안(26조4000억원)을 회수하고 이달 들어서도 두 차례나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유동성 축소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통화량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통화량은 최근 2년 동안 50%나 증가해 부동산 식료품 등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적했다.

부동산시장도 긴축 우려를 높이고 있다. 처우바오싱 중국 주택건설부 부부장은 27일 한 포럼에 참석해 "중국 부동산 가격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등하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중국은 금융위기 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해 말 은행 대출 규제를 시작으로 부동산시장 억제 정책에 착수해 올해 4월과 9월 다시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거래 부진 현상만 나타났을 뿐 집값은 꺾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10월에도 전년에 비해 8.6% 올라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처우 부부장은 "매년 1500만명의 농민이 도시로 진입하는 등 중국의 도시화가 급진전하면서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도시화율이 80%에 달했을 때 부동산 수요가 감소하며 부동산 거품이 폭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의 도시화율은 현재 50%에 못 미친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반 시민의 수용능력을 넘어 사회 공평을 해치고 주택구입자의 부담을 늘려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올리거나 기준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화 순유입액 규모가 비교적 컸던 2007년 초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18개월 동안 인민은행은 모두 15차례 지급준비율을 인상해 유동성 충격을 막았다. 올 들어 인민은행은 모두 다섯 차례 지급준비율을 올렸다.

루정웨이 흥업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국제 자본의 유입이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금융정책에 어려움이 있다"며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이 올해 중 0.5~1%포인트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부증권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