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항공모함이 28일 서해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북한 군대는 미사일을 발사대에 거치하고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군 8전대에 '준전시'명령을 내리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항모와 전투기가 서해상에 본격 진입하자 북한 군도 대응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군의 움직임으로 보면 북측이 극도로 긴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대공 미사일 거치

북한은 서해 NLL 북방 등산곶 일대에 배치한 지대함 미사일을 지상 발사대에 거치하는 등 발사 태세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NLL 북방 서해안에 배치한 지대함 미사일은 사거리 83~95㎞의 샘릿,실크웜 등이다. 주로 백령도와 연평도에 있는 우리 고속정 등을 겨냥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 23일 이후 SA-2 지대공 미사일을 전방에 배치했다"며 "이는 NLL로 근접 비행하는 우리 전투기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옛 소련이 개발한 SA-2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는 13~30㎞ 정도며 공중의 항공기를 목표물로 하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군이 NLL 인근에서 화력을 전방으로 전개하고 발사 태세를 갖춘 만큼 군 당국에선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포 전진배치 · 미그-23기 전개

북한은 이날 오전 방사포를 전진 배치한 뒤 연평도 북방 12㎞의 개머리 지역에서 북측 지역 내로 포 사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122㎜ 방사포를 전진 배치하고 해안포를 추가 개문하는 징후가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됐다. 122㎜ 방사포 로켓 포탄은 길이가 2.87m이고 탄약 1발의 중량은 66.3㎏,최대 사거리는 20.4㎞에 달한다. 북측은 전날까지 14개소의 해안포 진지를 개방했으나 이날부터는 여러 곳에서 추가 진지를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와 함께 이륙 4~5분이면 NLL을 넘을 수 있는 황해도 황주비행장에 '미그-23기' 5대를 전개한 이후 인근 과일 · 온천 비행장에도 '미그-19기' 및 '미그-23기'를 배치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사시 대응 출격하는 우리 군 항공기를 겨냥한 조치로 관측된다.

◆NLL 해군 8전대 '준전시'명령

북한은 연평도 공격 직후 NLL 인근 해군 8전대에 '준전시상태' 명령을 내리고 전투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해군 8전대에 준전시상태 명령을 하달하고 전투 태세를 강화했다"며 "현재 함정과 전 병력이 전투 및 비상 출동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밝혔다. 북한의 서해함대사령부 소속 8전대는 NLL에서 불과 32㎞ 떨어진 황해도 옹진군 사곶에 있으며,70척 이상의 경비정과 고속정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8전대의 상급 부대인 서해함대사령부는 호위함과 유도탄정 등 420여척,갯벌에서도 고속 기동이 가능한 공기부양정 130척,고속상륙정 90여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진모/이준혁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