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30일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의 쟁점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재협상을 한다.

외교통상부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컬럼비아시에서 한 · 미 FTA 관련 협의를 위한 통상장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8일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 한국 협상팀의 난항이 예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미국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직접 지원하는 상황에서 협상팀이 미국의 요구에 강경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양국 통상장관이 이달 초 1차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합의에 실패한 뒤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회담은 협정문을 수정하는 재협상으로 진행된다. 최근 20여일 동안 양국이 내부 협의를 거치고 의견을 조율한 뒤 나서는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 무역 불균형 해소 방안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 방안,한국 농업 보호 방안 등을 놓고 주고받기식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문제는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 철폐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큰 숙제다. 1차 협상에서 미국은 발효 후 즉시 또는 3년 내 단계적으로 없애야 하는 관세철폐 기한을 연장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국은 자동차 분야에서 협정문을 고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자동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별도로 마련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은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를 상호 적용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판매시 수입 자동차 부품에 부과된 관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는 한 · EU FTA 수준인 5%선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미국에 요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관심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자동차 분야에 국한해 미국에 양보하고 실리도 챙기는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분야 재협상 불씨도 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측은 한국이 30개월 이하 쇠고기만 수입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한국 측은 "쇠고기는 FTA와 별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