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북한 핵문제 등 논의를 위해 다음 달 초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 실제 회담이 조기에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 미는 이날 서해에서 항공모함이 참가한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에 들어갔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2005년 9 · 19 공동성명을 바탕으로 중국은 12월 상순 베이징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제안하며 이 자리에서 각측의 관심과 중대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가 6자회담 재개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회담 재개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동북아 안정에 공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6자 회담 재개를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공정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해달라"며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중국의 제안에 유의하겠지만 북한이 연평도 도발로 6자회담 재개 여건조성을 위한 관련국들의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 현 상황을 감안할 때 6자회담 개최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이 위원 일행과 두시간여 동안 면담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며 "20세기 냉전시대가 종식된 지금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새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일방적으로 북한을 편들지 말고 북한에 대해 그들의 잘못을 냉정하게 지적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이 위원은 "연평도 사태에 대한 한국 측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 · 중 간 전략적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할 이야기를 다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영식/베이징=조주현 특파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