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현대그룹의 자격 박탈을 채권단에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29일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한 현대차그룹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채권단이 지난 28일을 시한으로 요청한 현대상선 프랑스법인 보유 1조2000억원 자금 출처에 대한 추가 소명자료를 현대그룹이 거부했다”며 “자금에 관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이상 마땅히 현대그룹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박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시점에서 추가 소명 자료의 제출 기한이 또 다시 연기되거나 수정된 내용으로 양해각서가 체결되는 것은 현대그룹에 부당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이번 입찰이 정상 궤도를 찾지 못할 경우 채권단 및 주간사，입찰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등에 대해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묻는 민·형사상 조치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이 근거 없는 음해성 광고로 작고하신 선대 회장까지 여론 몰이의 일환으로 삼는 비윤리적인 행태를 자행했다”며 “심지어 입찰 안내서와 확약서에 명시된 채권단의 정당한 행위에 대해서도 소송 등의 위협으로 압박하고 공적 입찰 절차를 우롱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입장 발표와 관련,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 프랑스법인 보유 자금에 대한 소명자료 제출을 현대그룹이 거부하는 것은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이 진실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비정상적인 공세에 중심을 잃고 끌려 다녀선 안된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