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충북 증평군 미암리에 있는 신성홀딩스의 태양전지 제조라인.쌀쌀한 바깥 날씨와 달리 라인 내부는 직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거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태양전지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고전하던 이곳은 지금 24시간 라인을 풀 가동해도 주문량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내년에 양산할 물량을 이미 수주해 놓았을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 공장을 소개하는 이완근 신성홀딩스 회장(69)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내년 5월까지 생산 규모를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생산 규모는 중국 등 메이저 회사에 뒤지지만 원가경쟁력,기술력은 앞서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초까지 생산라인 두 배로 증설"

현재 신성홀딩스 증평 1공장에는 3개 제조라인이 있다. 3개 라인에서 만들어 내는 태양전지 셀은 연 150㎿. 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하루에 찍어내는 셀은 12만~13만장에 달한다. 신성홀딩스는 이 공장을 연말까지 두 배 가까이 늘리는 증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기존 제조라인에 연말까지 2개 라인을 더해 생산 규모를 연 250㎿로 늘리고,내년 5월까지 1개 라인을 추가해 연 생산 규모를 300㎿로 늘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현대중공업에 이어 국내 2위 태양전지 셀 제조업체 자리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 증설과 함께 신성홀딩스는 원가경쟁력과 기술력 업그레이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기술력 면에선 업계 최고 수준인 18.3%의 광변환효율을 내는 태양전지 셀을 만들고 있다. 이 회장은 "내년에는 18.5% 이상의 효율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원가경쟁력과 관련해선 "주문에서 납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외산 장비를 쓸 때에 비해 우리는 6개월 만에 똑같은 성능을 갖춘 라인을 만들 수 있다"며 "새로 짓고 있는 2공장에 쓰일 공조 · 전력 · 급수 · 클린룸 등을 자체 제작하고 모든 장비를 국산화해 원가를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최고 성능 셀 만들 것"

이런 경쟁력 덕분에 신성홀딩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작년 매출 667억원,영업손실 256억원이던 실적이 올해 매출 2200억원 이상,영업이익 23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증설 이후 양산할 셀도 모두 주문이 완료됐을 만큼 내년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라인을 증설했지만 여전히 중국의 잉리,선텍 등 1GW급 라인을 갖춘 메이저 업체들엔 못미치기 때문.그는 "500㎿ 정도의 규모를 갖춰야 중국 업체들과 원가경쟁을 벌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증평공장 인근에 마련해 놓은 3만9669㎡(약 1만2000평)의 부지에 추가로 700㎿급 태양전지 라인을 만들어 2015년까지 1GW급 라인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셀 한 장당 제조원가(가공비)가 35센트 정도인데 2년 뒤엔 16센트로 낮추는 곳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내년부터 셀 원재료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해외보다 국내시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별화된 제품양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개발한 19.6%의 광변환효율을 낼 수 있는 6인치 셀을 내년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이 셀은 6인치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로,기존 셀이 한 장당 5.6달러를 받는 반면 이 셀은 한 장당 20달러를 받는다. 이 회장은 "내년에 몇몇 거래처에 시범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평(충북)=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