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매주 3건 이상 보험계약 따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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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옥 교보생명 설계사 "매일 휴대폰 배터리 세번 바꿔요"
10년째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3건 이상의 보험계약을 성사시킨 보험설계사가 국내 보험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교보생명 보험설계사인 정금옥씨(50 · 사진).경력 15년인 그는 외모가 골프선수 신지애와 닮아 '보험업계의 신지애'로 불린다. 일하는 스타일도 연습벌레인 신지애와 닮았다.
업계에서는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3건 이상의 보험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3W(3 per week)'라고 부른다. 정씨는 3W를 10년간 달성했다. 외국계 보험사에서는 3W를 달성하는 설계사가 간혹 나오지만 국내 보험사 중에선 정씨가 처음이라고 교보생명은 설명했다.
3W는 끈기와 성실의 상징이다. 그는 "주부로 있다가 시작한 일이지만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며 "주로 영업하는 곳이 경기도 이천이었는데 중소도시에선 발로 뛰는 것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중 하루를 '택배 데이'로 정하고 한 지역을 골라 그곳의 고객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보냈다"며 "이달에는 안산,다음 달엔 인천 이런 식으로 메모와 상품 소개 자료를 같이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만나는 고객 수는 20명,전화하는 횟수는 250통 정도"라며 "휴대폰 배터리는 오전 10시면 바닥나 하루에 세 번은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1년에 적어도 두세 번은 고객 얼굴을 봐야 신규 보험계약을 하거나 기존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그가 관리하는 고객은 2000여명.정씨는 이들의 이름만 대도 직업,전화번호,가족관계 등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신상에 대해 훤하다.
그는 "지금은 고객과의 인연 때문에 이천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며 "고객들이 우스갯소리로 '시장 출마해도 당선되겠다'는 말을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놀라운 성과를 거둔 비결과 관련,그는 "노트북과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보다 때로는 막걸리와 고구마가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철저하게 고객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이천에 본사를 둔 하이닉스 반도체가 위기를 겪을 때 고객 상당수가 직장을 잃었습니다. 어떻게 할지 몰라 설계사 생활을 그만둘까 고민했죠."
하지만 보람 있는 일도 많았다. "몇 번이나 보험을 해약하려던 것을 겨우 설득해 계약을 유지한 고객이 어느 날 지붕을 수리하다 떨어져 장해 1급 판정을 받았어요.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 찾아가는데 병상에 누워서도 제 목소리만 들으면 반가운지 눈물을 흘립니다. "
지금은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처음 10년은 버스를 타고 다녔다. 한 달에 구두 한 켤레가 닳아 없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집 밖에만 나가면 발길 닿는 곳마다 고객이 있는데 어떻게 걷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이동하는 시간조차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보험에 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입한 보험을 끝까지 유지해 정말 필요할 때 혜택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설계사로서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그 주인공은 교보생명 보험설계사인 정금옥씨(50 · 사진).경력 15년인 그는 외모가 골프선수 신지애와 닮아 '보험업계의 신지애'로 불린다. 일하는 스타일도 연습벌레인 신지애와 닮았다.
업계에서는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3건 이상의 보험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3W(3 per week)'라고 부른다. 정씨는 3W를 10년간 달성했다. 외국계 보험사에서는 3W를 달성하는 설계사가 간혹 나오지만 국내 보험사 중에선 정씨가 처음이라고 교보생명은 설명했다.
3W는 끈기와 성실의 상징이다. 그는 "주부로 있다가 시작한 일이지만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며 "주로 영업하는 곳이 경기도 이천이었는데 중소도시에선 발로 뛰는 것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중 하루를 '택배 데이'로 정하고 한 지역을 골라 그곳의 고객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보냈다"며 "이달에는 안산,다음 달엔 인천 이런 식으로 메모와 상품 소개 자료를 같이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만나는 고객 수는 20명,전화하는 횟수는 250통 정도"라며 "휴대폰 배터리는 오전 10시면 바닥나 하루에 세 번은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1년에 적어도 두세 번은 고객 얼굴을 봐야 신규 보험계약을 하거나 기존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그가 관리하는 고객은 2000여명.정씨는 이들의 이름만 대도 직업,전화번호,가족관계 등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신상에 대해 훤하다.
그는 "지금은 고객과의 인연 때문에 이천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며 "고객들이 우스갯소리로 '시장 출마해도 당선되겠다'는 말을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놀라운 성과를 거둔 비결과 관련,그는 "노트북과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보다 때로는 막걸리와 고구마가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철저하게 고객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이천에 본사를 둔 하이닉스 반도체가 위기를 겪을 때 고객 상당수가 직장을 잃었습니다. 어떻게 할지 몰라 설계사 생활을 그만둘까 고민했죠."
하지만 보람 있는 일도 많았다. "몇 번이나 보험을 해약하려던 것을 겨우 설득해 계약을 유지한 고객이 어느 날 지붕을 수리하다 떨어져 장해 1급 판정을 받았어요.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 찾아가는데 병상에 누워서도 제 목소리만 들으면 반가운지 눈물을 흘립니다. "
지금은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처음 10년은 버스를 타고 다녔다. 한 달에 구두 한 켤레가 닳아 없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집 밖에만 나가면 발길 닿는 곳마다 고객이 있는데 어떻게 걷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이동하는 시간조차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보험에 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입한 보험을 끝까지 유지해 정말 필요할 때 혜택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설계사로서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