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인 VIX가 인기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공포 지수 투자 관련 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VIX 사업이 활성화되자 호주,캐나다,인도 등에서 VIX와 성격이 비슷한 짝퉁 지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원유와 금 시장 관련 변동성을 감안한 지수가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와 콩 등을 대상으로 한 공포 지수도 조만간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포 지수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미래 변동성이 클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결과다.

공포 지수 투자 활성화로 가장 수혜를 보고 있는 곳은 VIX 관련 상품 거래에 따른 라이선스와 거래 비용을 챙기는 CBOE다. 3분기 중 VIX 옵션 거래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 증가했다. 올 들어 VIX 옵션 거래 규모는 1200억달러가 넘는다. 거래가 늘수록 CBOE는 더 많은 거래수수료를 받게 된다. 올해 CBOE의 VIX 옵션 거래수수료 수입만 25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씨티그룹,바클레이즈,크레디트스위스 등은 VIX를 활용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팔고 있다. 나스닥도 최근 VIX 옵션과 비슷한 성격의 '알파' 인덱스를 선보였다. 유사 상품도 나온다. 캘리포니아 투자회사인 알파셰어는 중국 변동성 지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CBOE가 거래 허가를 내주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공포 지수 관련 거래가 확산되는 데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옵션 투자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일반투자자들이 자칫 큰 투자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VIX 콜옵션을 구입한 사람은 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조치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큰 손해를 봤다.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8년 10월 VIX는 최고 96까지 치솟기도 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VIX(공포지수)

volatility index.일명 '공포지수'로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낸다. 지수가 떨어지면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내려간다. 주가가 오르면 지수는 떨어지고,주가가 내려가면 지수는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