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한 안보위기 상황이 정국 주도권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예산안이나 민생 · 쟁점 법안 등을 회기 내(12월9일) 처리할 수 있다는 낙관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9일 "야당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예산안 처리를 미루고 안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내달 6일로 다가온 예산안 처리시한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책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민생 · 복지예산을 확충하기 위해 국회의 안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예산을 빨리 처리해 국회에 발목 잡힌 공무원들도 풀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임위별 법안심사 지연과 관련해서는 "16개 상임위에서 법안심사소위를 가동하고 있는 상임위는 기획재정위를 비롯해 네 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이 응하지 않으면 단독 심사라도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해 야당 공세의 중심에 있었던 4대강,대포폰 문제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정치권이 여론의 역풍을 의식한다면 시한 내 예산 처리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했다.

한나라당은 이참에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안보 불감증을 부각시켜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과거 정권의 대북정책 기조에 일대 변화를 줄 것임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군사대비 태세 완비와 강도높은 국방개혁 등의 안보 이슈를 매개로 야당에 빼앗긴 정국주도권을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안상수 대표는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안보환경을 만들기 위해 당 차원에서 '국가안보시스템 점검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예결특위원장은 "서해 5도 방위태세에 대한 예산이 상당히 편성돼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