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흐름은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성과를 재는 척도다. 국내 증권업계 '빅3'로 불리는 대우 삼성 우리투자증권의 CEO는 증시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2008년 6월 취임한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과 지난해 6월 나란히 취임한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해 왔다. 삼성생명 출신인 박 사장은 취임 후 "자산관리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고수하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씨티은행 등 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황 사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브로커리지 부문을 보완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1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이치증권 IBK투자증권 등을 거친 임 사장은 "트레이딩 부문을 강화하고 리테일(브로커리지+자산관리)에서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임 중 회사 주가 상승률은 증권업종지수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초과 상승률은 우리투자증권이 23.57%로 가장 높고 대우증권 19.76%,삼성증권 11.31%다.

황 사장이 취임한 작년 6월1일 우리투자증권 주가는 1만7450원에 머물렀으나 29일 1만8900원으로 마감했다. 임 사장도 취임일(작년 6월5일) 당시 2만1350원이던 주가를 2만2800원으로 끌어올렸다. 반면 박 사장 재임 기간(2008년 6월9일 취임) 중 삼성증권 주가는 7만22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은 대우증권에 시가총액 1위 증권사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박선호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환매가 지속된 탓에 자산관리에 집중해 온 삼성증권보다 브로커리지를 강화한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해선 삼성증권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증권은 주식 · 펀드 · 자문형랩 등 위험 자산 관리 분야에서 독점적 시장 지위를 구축해가고 있다"며 "거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최근 급성장해 삼성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최근 삼성증권의 브로커리지 부문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홍콩을 중심으로 해외 브로커리지를 적극 개척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증권 다음으로 거액 자산가를 많이 확보하고 있고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도 선전중이어서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대우증권은 급성장하는 자산관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그러나 "대우증권이 수익성이 높은 브로커리지에서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는 데다 투자은행(IB) 부문도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