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담화에서 강력 대응을 천명한 것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김미덕 일본 다마대 교수(48 · 사진)는 "현재로선 한국이 강경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걸 알고 있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북한 문제는 결국 6자회담 등을 통해 대화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 교수는 1995년부터 3년간 북한 평양에 체류하며 김일성종합대 경제학부에서 자본주의 경제를 강의하기도 해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의 강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전체적으로 적절한 강도였다고 본다. 지금은 그렇게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핵심 내용은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말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이상 선군정치를 해온 북한에 더 이상 대화로는 기대할 게 없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북한의 실체에 대해 재인식을 하게 됐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선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강조했는데.

"현재로선 불가피한 대응방식이다. 그러나 군사적 대응의 강도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남북간 대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으로선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남북한 군사적 긴장 고조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제2차 한국전쟁은 북한도,한국도 원하지 않는다. 특히 미국 중국 등 주변국도 모두 바라지 않는 결과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이나 북한 문제 해법 등에 대해선 관계국 간 이견이 있기도 하지만, 딱 한 가지 일치하는 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점이다. 북한도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유감을 표현했다는 것은 일단 추가적인 충돌보다는 냉각기를 갖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또 지금처럼 한국 내 대북 강경여론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군사도발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나름대로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 6자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남북한 충돌이 자칫 전쟁으로 비화돼 북한이 붕괴되고 미군이 압록강까지 올라오면 가장 부담스러운 게 중국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해법이다. 하지만 한국 내 강경 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당분간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

▼한국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가.

"당분간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겠지만 결국 북한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그 외에는 근원적 해결 방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6자회담은 여전히 유효한 대화 틀이다. 특히 6자회담은 북한 문제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신(新)냉전문제,동북아시아 안전보장 등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다. 적절한 시기에 6자회담을 통해 북한 문제를 푸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