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인셉션'과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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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뒤늦게 '인셉션'이란 영화를 보았다. 고등학교,대학교 시절에는 매주 한 편 정도의 영화를 즐기던 전력을 갖고 있지만 항상 바쁜 일정으로 극장에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400만명의 관객이 든 금년 최고의 흥행작이자 화제작을 뒤늦게 기내에서 보는 처지가 됐다.
이 영화는 시차적응 때문에 졸린 눈꺼풀을 확 걷어낼 만큼,정말 소문만큼 재미있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25년을 구상해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삼중,사중,오중으로 겹겹이 짜인 스토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영화 자체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할 만큼 복잡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긴박감 넘치는 SF 스릴러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기발한 상상력은 영화를 철학과 인문학으로 확장했다. 드림머신이란 기계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꿈 속의 세계에 같이 들어가 활약하고 꿈 속의 경험을 통해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삽입(인셉션)하는 작전을 펼친다는 독창적인 스토리가 우선 매력적이다.
꿈은 자고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로 연구돼 오지 않았던가. 서양에서는 프로이드와 융 등 정신의학자들이 꿈의 심리분석을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했고,동양에서는 삶 자체가 꿈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 영화에서도 상당히 복잡한 테마들이 중첩하지만 주인공이 가장 집착하는 것은 아버지와 아들 간의 관계이고 또한 돌아가지 못하는 가족과의 관계이다. 영화의 절정에서 마지막 작전의 하이라이트가 아버지의 금고를 열어 상속 유언을 확인하는 장면인데,거기에는 바람개비가 들어 있다.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상속 유언장을 발견하는 대신 아버지와 어린 시절 함께 만든 바람개비를 보면서 아버지와 화해한다.
굳이 장자의 '호접몽'을 언급하지 않아도 동양에선 인생이 한 편의 '꿈속의 꿈'이라 했다. 우리가 아등바등 거리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헤매는 것,아니 경쟁과 다툼과 전쟁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또는 떠나보내는 수많은 인연의 맺음과 꼬임의 실타래 역시 꿈 속의 꿈일 수 있다. 그래서 영화 인셉션에서 꿈을 깨고자 충격을 가하는 장면은 일체가 고요한 가운데 마음의 바탕을 깨치면 삶이 꿈에 불과하다는 불교적 가르침인 해탈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무의식 속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려 노력한다면 우리의 삶 속에서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데일 카네기의 '생각이 사람을 바꾼다'는 책에 나오듯이, "생각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힘과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생각이 바뀌면 하루가 바뀌고,하루가 바뀌면 삶이 바뀌고,삶이 바뀌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
이왕준 <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lovehospital@korea.com >
이 영화는 시차적응 때문에 졸린 눈꺼풀을 확 걷어낼 만큼,정말 소문만큼 재미있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25년을 구상해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삼중,사중,오중으로 겹겹이 짜인 스토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영화 자체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할 만큼 복잡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긴박감 넘치는 SF 스릴러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기발한 상상력은 영화를 철학과 인문학으로 확장했다. 드림머신이란 기계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꿈 속의 세계에 같이 들어가 활약하고 꿈 속의 경험을 통해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삽입(인셉션)하는 작전을 펼친다는 독창적인 스토리가 우선 매력적이다.
꿈은 자고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로 연구돼 오지 않았던가. 서양에서는 프로이드와 융 등 정신의학자들이 꿈의 심리분석을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했고,동양에서는 삶 자체가 꿈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 영화에서도 상당히 복잡한 테마들이 중첩하지만 주인공이 가장 집착하는 것은 아버지와 아들 간의 관계이고 또한 돌아가지 못하는 가족과의 관계이다. 영화의 절정에서 마지막 작전의 하이라이트가 아버지의 금고를 열어 상속 유언을 확인하는 장면인데,거기에는 바람개비가 들어 있다.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상속 유언장을 발견하는 대신 아버지와 어린 시절 함께 만든 바람개비를 보면서 아버지와 화해한다.
굳이 장자의 '호접몽'을 언급하지 않아도 동양에선 인생이 한 편의 '꿈속의 꿈'이라 했다. 우리가 아등바등 거리며 하루하루의 일상을 헤매는 것,아니 경쟁과 다툼과 전쟁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또는 떠나보내는 수많은 인연의 맺음과 꼬임의 실타래 역시 꿈 속의 꿈일 수 있다. 그래서 영화 인셉션에서 꿈을 깨고자 충격을 가하는 장면은 일체가 고요한 가운데 마음의 바탕을 깨치면 삶이 꿈에 불과하다는 불교적 가르침인 해탈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무의식 속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려 노력한다면 우리의 삶 속에서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데일 카네기의 '생각이 사람을 바꾼다'는 책에 나오듯이, "생각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힘과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생각이 바뀌면 하루가 바뀌고,하루가 바뀌면 삶이 바뀌고,삶이 바뀌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
이왕준 <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lovehospital@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