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평회 E1 명예회장(사진)이 30일 한미협회(회장 한승주)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한미 친선의 밤 행사에서 '제8회 한미우호상'을 수상했다.

한미우호상은 한 · 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으로 그동안 남덕우 전 국무총리,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고 원일한 연세대 재단이사 등이 받았다. 구 명예회장은 지난 40여년간 재계에 몸담으며 한미경제협의회 회장,한미재계회의 한국위원장 등의 활동을 통해 한 · 미 간 민간 교류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국가 간의 관계가 차가운 이성이라면 민간 교류는 뜨거운 가슴이며,수레의 두 바퀴처럼 상호 보완 작용을 한다"며 "한 · 미 간의 역사를 통해 볼 때 정부 차원에서는 풀기가 쉽지 않았던 문제들이 민간 차원의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고 한 · 미 간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나 지식재산권 문제가 양국 간 첨예한 이슈로 떠올랐을 때 미국 친구들이 준 도움을 잊지 못한다"며 "1994년 월드컵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할 때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친구들의 지원으로 월드컵 개최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51년 락희화학 지배인으로 재계에 발을 내디뎠다. 1954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의 해외 주재원인 락희화학 뉴욕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한국 최초의 치약인 럭키치약을 탄생시켰다. 1965년 당시 텍사코와 셰브론의 해외 진출 법인인 미국 칼텍스와의 합작을 통해 민간 석유화학업체의 효시인 호남정유(현 GS칼텍스)를 설립했고,1984년에는 국내 최초의 액화석유가스(LPG) 전문 수입 · 판매사인 LG칼텍스가스(현 E1)를 설립하는 등 국내 석유화학 부문의 토대를 닦았다. 한국인 최초로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국제회장을 맡은 것을 비롯 한국무역협회장,한미협회장을 지내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이정호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