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최대주주가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한 이후 같은 회사 주식을 다시 대거 사들이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효선 우경철강 대표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자사의 신주 21만7391주를 취득했다. 총 50억원 규모다. 이 신주는 내달 10일 상장 예정이며, 1년의 보호예수가 걸렸다.

조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보유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각키로 한 지분 41.28%(54만7910주) 가운데 조 대표 지분은 27.06%(35만9210주)이다.

총 매매가액이 12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의 몫은 82억원 가량이다. 지분과 경영권을 판 뒤에 마련한 자금 상당액을 다시 지분 취득에 투입한 셈이다.

더구나 조 대표는 매각한 것보다 더 비싸게 신주를 샀다. 이번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은 주당 2만3000원으로, 지분 매각액인 주당 2만2813원보다 높다.

이에 대해 회사 공시 책임자는 "회사를 매각한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에서 궁금한 내용이 밝혀질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우경철강은 다음달 14일 경북 포항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 경영진 선임안과 정관 변경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조 대표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