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에미레이트항공, 150개국 승무원·스포츠 마케팅…'고객에 더 가까이'로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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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t Practice…유료승객 세계1위 에미레이트항공
항공기 2대로 출발…현재 142대
기내식 19가지·80國 언어 사용
고객 있는곳 어디든…104곳 취항
항공기 2대로 출발…현재 142대
기내식 19가지·80國 언어 사용
고객 있는곳 어디든…104곳 취항
서울 인구의 10분의 1에 불과한 100만명 남짓의 도시 두바이를 기반으로 한 에미레이트항공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회사"(월스트리트저널)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1985년 정부 지원금 1000만달러와 노후한 임대항공기 2대로 초라하게 시작한 이 항공사는 25년 만에 △142대의 항공기 보유 △65개국 104개 도시 운항 △매출 100억달러를 웃도는 중동 최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항공편당 유료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합계 기준으로 지난해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여전히 경기침체에서 절뚝거리고 있는 미국 및 유럽 항공사들과 달리 놀라운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로이터)는 평가도 받는다.
◆위기 때 공격투자로 고객만족 높여
에미레이트항공은 두바이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기업이다. 그러나 국가의 보호에 안주하지 않고 정부의 영공개방 정책에 따른 국제 항공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자립경영의 기반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립 이후 단 한푼의 정부 보조금도 받지 않았지만 매년 20% 이상 성장해왔고 2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갈 만큼 경영 성과가 좋다. 신(新)기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다국적 승무원 배치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효과를 봤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 항공업계는 총 94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신규 투자를 머뭇거렸다. 하지만 에미레이트항공은 신형 항공기를 대거 구매하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데 힘썼다. 인천과 방콕 토론토 파리 제다의 5개 노선에 '하늘 위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A380을 신규 투입했다. 대당 가격이 45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여객기다. 지난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중 항공기 관련 장비,전용 라운지 시설 등에 투자한 금액은 9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도 항공기 62대를 추가 주문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이 신형 항공기 구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신의 품질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신형 항공기 구매 후 의자에서부터 카펫까지 내부를 직접 디자인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기호를 따라가기 위한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유례없이 높은 탑승률이 이익을 끌어올렸다.
이 항공사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1% 급증한 9억25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기간 탑승률은 이 회사의 역대 상반기 최고실적인 81%를 기록했고,탑승객도 1550만명으로 급증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셰이크 아흐메드 에미레이트항공 회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최신형 항공기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150개국 승무원으로 맞춤 서비스
두바이 공항은 운항 도시나 횟수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운항하는 권한을 내주는 영공개방 정책을 통해 이용 항공사 85개,취항 도시는 130개에 달하는 대규모 국제공항으로 성장했다. 두바이 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미레이트항공은 국적과 문화가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만족시키는 항공사라고 비즈니스트래블러는 평가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승무원 1만1000여명은 전 세계 150여개국 출신으로,사용하는 언어만도 80여개에 이른다. 한국인 승무원도 700여명에 달한다. 기내식으로는 아시아식,회교도식,힌두교식 등 19가지 지역음식 및 종교식 주문이 가능하다. 승무원들은 또 다른 나라 고객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 항공사가 설립한 항공학교에서 따로 교육을 받는다.
에미레이트항공이 2005년 인천~두바이 노선에 주 7회 취항을 시작했을 때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이 노선은 당시 대한항공이 주 2회 운항 중이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관광지로서 두바이를 적극 홍보하는 동시에,국내 항공업계 경력 25년의 이상진씨를 지사장으로 스카우트하고 한국인 승무원을 크게 늘렸다. 기내에 한국인 승무원을 최소 3명 이상 배치하고 김치볶음밥과 된장국 같은 한국음식도 매달 새롭게 선보였다. 이 결과 취항 반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덕분에 2006년엔 이 항공사의 신규 취항지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영업 실적을 거둔 지점으로 뽑혔다.
◆스포츠 후원으로 고객 친화 마케팅
스포츠 스폰서십을 통한 항공사 알리기도 에미레이트항공의 주요 마케팅 전략이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아스날 구단,국제럭비연맹(IRB)의 세븐스월드시리즈,12개 메이저 골프대회,국제크리켓연맹 등 폭 넓은 분야의 스포츠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과 공식 후원계약을 맺으면서 아디다스,현대자동차,소니,코카콜라,비자에 이어 FIFA의 6번째 공식 후원사가 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축구 경기장과 선수 유니폼 등에서 항공사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게 에미레이트항공을 친근한 항공사로 만들고,결국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게 만든다는 판단에서다.
월드컵 후원 마케팅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미레이트항공 측은 독일 월드컵 당시 213개 국가에 경기가 방영되면서 에미레이트항공의 브랜드 노출 효과가 1억55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흐메드 회장은 "월드컵 후원 효과로 여러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수익성도 좋아졌다"며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항공사로서는 유일하게 기내에서 월드컵 경기를 중계한 덕에 월드컵 특수로 80%가 넘는 탑승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1985년 정부 지원금 1000만달러와 노후한 임대항공기 2대로 초라하게 시작한 이 항공사는 25년 만에 △142대의 항공기 보유 △65개국 104개 도시 운항 △매출 100억달러를 웃도는 중동 최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항공편당 유료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합계 기준으로 지난해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여전히 경기침체에서 절뚝거리고 있는 미국 및 유럽 항공사들과 달리 놀라운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로이터)는 평가도 받는다.
◆위기 때 공격투자로 고객만족 높여
에미레이트항공은 두바이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기업이다. 그러나 국가의 보호에 안주하지 않고 정부의 영공개방 정책에 따른 국제 항공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자립경영의 기반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립 이후 단 한푼의 정부 보조금도 받지 않았지만 매년 20% 이상 성장해왔고 2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갈 만큼 경영 성과가 좋다. 신(新)기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다국적 승무원 배치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효과를 봤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 항공업계는 총 94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신규 투자를 머뭇거렸다. 하지만 에미레이트항공은 신형 항공기를 대거 구매하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데 힘썼다. 인천과 방콕 토론토 파리 제다의 5개 노선에 '하늘 위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A380을 신규 투입했다. 대당 가격이 45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여객기다. 지난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중 항공기 관련 장비,전용 라운지 시설 등에 투자한 금액은 9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도 항공기 62대를 추가 주문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이 신형 항공기 구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신의 품질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신형 항공기 구매 후 의자에서부터 카펫까지 내부를 직접 디자인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기호를 따라가기 위한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유례없이 높은 탑승률이 이익을 끌어올렸다.
이 항공사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1% 급증한 9억25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기간 탑승률은 이 회사의 역대 상반기 최고실적인 81%를 기록했고,탑승객도 1550만명으로 급증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셰이크 아흐메드 에미레이트항공 회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최신형 항공기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150개국 승무원으로 맞춤 서비스
두바이 공항은 운항 도시나 횟수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운항하는 권한을 내주는 영공개방 정책을 통해 이용 항공사 85개,취항 도시는 130개에 달하는 대규모 국제공항으로 성장했다. 두바이 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미레이트항공은 국적과 문화가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만족시키는 항공사라고 비즈니스트래블러는 평가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승무원 1만1000여명은 전 세계 150여개국 출신으로,사용하는 언어만도 80여개에 이른다. 한국인 승무원도 700여명에 달한다. 기내식으로는 아시아식,회교도식,힌두교식 등 19가지 지역음식 및 종교식 주문이 가능하다. 승무원들은 또 다른 나라 고객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 항공사가 설립한 항공학교에서 따로 교육을 받는다.
에미레이트항공이 2005년 인천~두바이 노선에 주 7회 취항을 시작했을 때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이 노선은 당시 대한항공이 주 2회 운항 중이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관광지로서 두바이를 적극 홍보하는 동시에,국내 항공업계 경력 25년의 이상진씨를 지사장으로 스카우트하고 한국인 승무원을 크게 늘렸다. 기내에 한국인 승무원을 최소 3명 이상 배치하고 김치볶음밥과 된장국 같은 한국음식도 매달 새롭게 선보였다. 이 결과 취항 반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덕분에 2006년엔 이 항공사의 신규 취항지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영업 실적을 거둔 지점으로 뽑혔다.
◆스포츠 후원으로 고객 친화 마케팅
스포츠 스폰서십을 통한 항공사 알리기도 에미레이트항공의 주요 마케팅 전략이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아스날 구단,국제럭비연맹(IRB)의 세븐스월드시리즈,12개 메이저 골프대회,국제크리켓연맹 등 폭 넓은 분야의 스포츠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과 공식 후원계약을 맺으면서 아디다스,현대자동차,소니,코카콜라,비자에 이어 FIFA의 6번째 공식 후원사가 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축구 경기장과 선수 유니폼 등에서 항공사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게 에미레이트항공을 친근한 항공사로 만들고,결국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게 만든다는 판단에서다.
월드컵 후원 마케팅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미레이트항공 측은 독일 월드컵 당시 213개 국가에 경기가 방영되면서 에미레이트항공의 브랜드 노출 효과가 1억55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흐메드 회장은 "월드컵 후원 효과로 여러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수익성도 좋아졌다"며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항공사로서는 유일하게 기내에서 월드컵 경기를 중계한 덕에 월드컵 특수로 80%가 넘는 탑승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