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피델리티자산운용과 서울대학교 생화과학연구소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인 이상 한국 근로자 가계의 은퇴준비지수 중 목표소득대체율은 62%로 지난 2008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표소득대체율은 근로자의 은퇴 후에 필요할 것으로 희망하는 생활비가 은퇴 직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은퇴 후 실제로 예상되는 소득이 은퇴 직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은퇴소득대체율도 42%로 2008년 대비 1% 개선에 그쳤다.
은퇴시점 가치로 환산해 실제 수치를 살펴보면 한국 가계의 은퇴 직전 연간 소득은 7367만4000원, 예상 연간 은퇴생활비는 4598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연간 총 은퇴소득은 3054만7000원으로, 이 경우 연간 희망 은퇴생활비와 실제 받을 수 있는 은퇴소득과 1543만9000원의 격차를 보였다.
또한 우리나라 근로자 가계의 은퇴자금충분도는 65%로 조사됐다. 이는 은퇴시점에서 은퇴자산이 총 은퇴필요 자금의 65%를 총족시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근로자 가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은퇴필요자금은 은퇴시점을 기준으로 8억4212만원인 반면 은퇴시점에서 가계가 보유한 은퇴자산은 5억4482만원으로 3억2522만원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세~29세 계층이 높은 목표소득대체율과 낮은 은퇴소득대체율로 은퇴준비격차가 32%포인트에 달하는 한편 은퇴자금충분도 역시 49%로 가장 낮아 은퇴준비가 가장 열악한 계층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30세~39세 계층은 높은 은퇴소득대체율로 은퇴준비격차가 10%포인트밖에 되지 않았고, 은퇴자금충분도도 30%로 월등히 높아 가장 은퇴준비가 양호한 계층으로 조사됐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 대표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한국에서도 은퇴준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은퇴준비 개선속도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실질소득증가 둔화와 가계흑자율 감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퇴소득에서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적부분이 은퇴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은퇴준비에 있어 개인의 투자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