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정학적 리스크,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우려 등 3대 악재에 막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회복하고 반등 중이지만, 외국인의 매수 부재로 상승탄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오전 11시25분 현재 외국인은 117억원의 매도 우위로, 전날에 이어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이른바 3대 악재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고, 이 기간 동안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루한 증시의 흐름을 바꿔놓을 돌파구로 경기지표의 개선신호를 꼽았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러한 악재들이 소멸되지 않는 한 시장이 다시 상승흐름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호재가 필요하다"며 "현재의 문제점을 뒤짚을 수 있는 강한 정책이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확산, 아니면 악재의 영향력이 약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중 경기회복이 가장 가까이에 있으며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경우 낙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반등에는 실패했고, 개장 전 발표된 10월 한국 경기선행지수도 전월보다 1.5%포인트 하락해 열달째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미국 연말소비와 고용지표 등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 추수감사절 시즌 소비는 전년 대비 4% 내외의 성장이 예상되며, 개선된 소비심리는 성탄절로 이어지는 연말 소비가 긍정적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도 호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고,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방향성 전환을 위한 계기는 경제지표들이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달 1일 발표될 중국 11월 PMI제조업지수와 3일 발표될 고용지표 등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의 11월 실업률 하락 여부에 더 무게를 뒀다.

이 증권사 정승재 연구원은 "현재 9.6%에서 정체돼 있는 미국의 실업률이 하락 움직임을 보인다면 고용확대-소비증가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을 보태줄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미국 고용지표 등 돌파구가 없는 것이 아닌만큼 시장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