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30일 1900선을 회복했음에 불구하고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박스권 안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방향성 없는 게걸음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고조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로존의 재정 위기, 여기에 중국의 긴축 이슈까지 겹쳐 큰 폭의 상승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머징(신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최근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외국인 매수로 인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의 매수 없이는 시장 전반이 크게 오르기 힘들다는 얘기다. 오히려 하락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고 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감을 떨쳐내고 반등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고점을 뚫을 정도로 시장이 강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곽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다음달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있고, 북미 지역의 쇼핑 시즌에 따른 소비 정상화 기대도 크다"며 "이러한 부분은 지수의 하방 경직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까지 이어지던 상승 랠리가 이달 들어 꺽인 만큼, 기존 주도주였던 화학ㆍ자동차ㆍ조선 등이 재차 크게 오르긴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그간 덜 올라 최근 주목받고 있는 ITㆍ금융은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곽 연구원은 "IT의 경우 턴어라운드 시점에 논란이 있긴 하지만 연말 소비 이슈로 인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며 "오늘과 같이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금융주, 특히 은행주의 경우 리스크 요인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내년 이후를 바라본다면 반드시 담아야 하는 업종이라고 추천했다.

김 팀장도 "내년에는 수출이 올해만 못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국내 내수시장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과 건설 등 내수주를 미리 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