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80만원대 중반이면 오를만큼 오른 것인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80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강세를 보이자 이 회사 임원들이 잇따라 회사 주식 팔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들의 회사 주식 매도는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최고가를 경신할 당시 정점을 이룬 뒤 삼성전자 주가가 70만원대로 하락한 5월부터 10월까지는 크게 줄었었다.

삼성전자 경영진들의 경우 주가가 단기 고점에 오르면 보유주식을 파는 경우가 많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어 향후 주가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가운데 2000주를 지난달 24일과 29일 장내에서 매도했다. 주당 평균매도 단가는 84만4900원으로, 매각금액은 16억8900만원에 달한다.

김필영 인터넷 인프라 사업팀 전무도 지난달 23일 주식매수선택권 2589주를 주당 19만7100원에 행사한 이후 26일과 30일 83만3000에서 85만원 사이에 모두 팔았다. 이에 따라 김 전무는 17억5000만원이 넘는 차익을 얻었다.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 역시 지난달 23일 주식매수선택권을 주당 32만9200원에 행사해 1000주를 취득한 이후 전량 주당 84만원에 처분했다. 7억6600만원 이상 차익을 낸 것이다.

이같은 삼성전자 임원들의 지분변동 공시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87만50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4월 임원들의 지분변동 공시건수는 49건에 달했다. 5월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75만원선까지 미끄러지자 공시건수는 5건으로 줄었고, 6월과 7월 중반 주가가 80만원을 넘어서자 공시는 다시 10건과 14건으로 늘었다. 8월 중반 이후 10월까지 70만원대에 머무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지분변동 건수는 월평균 7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 IT 주가 바닥론이 불거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80만원을 회복하고 85만원까지 넘어설 정도로 강세를 보이면서 임원들의 지분 변동 공시건수는 다시 25건으로 확대됐다.

임원들의 지분변동 공시가 모두 매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의 지분변동 공시의 경우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와 장내매도가 대부분이다.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의 주식 매도가 매매 신호로 작용한 셈이다.

상당수의 삼성전자 임원들이 지분을 처분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전사업부에 걸친 제품 믹스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15만원을 유지했다.

김도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4분기~1분기 실적 조정 구간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저점 매수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사유로 △반도체 사업부에서 비(非)D램 제품군의 매출 증가에 따라 이익 안정성이 확대될 전망이고 △휴대폰, TV, PC 등 세트사업 부문에서 지속적인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다양한 제품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AMOLED 등 차세대 신규 사업에 대한 선도적인 투자로 2011년 하반 기 이후 고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에 대해 2011년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110만원으로 12.8% 상향조정했다. 대우증권(목표가 120만원), SK증권(105만원), 동양종합금융증권(109만원), 신영증권(103만원), 신한금융투자(95만원) 등도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