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던 채권 금리가 다시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부활,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각종 이슈에도 외국인 매수로 국고채 '품귀' 현상이 지속돼 채권값 강세(금리 하락)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5일 연 3.60%를 고점으로 연일 하락해 전날 연 3.19%까지 떨어졌다. 이날 연 3.21%로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한 달도 안 돼 고점 대비 낙폭이 0.39%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0월15일 사상 최저인 연 3.05%까지 밀려났다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내림세로 돌아서더니 정작 금리인상이 결정된 후에는 오히려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이후 외국인 과세 부활 등 갖은 악재가 쏟아졌지만 그때마다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올 들어 채권시장은 철저히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워낙 강하다 보니 악재가 호재로 둔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과 외국인 자본 유 · 출입 규제는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북한 포격은 자본 규제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해석되는 등 이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예상을 비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국고채 발행 물량이 급감해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금리 하락 이유로 꼽힌다. 국고채 발행액은 지난 9월 7조472억원에서 10월 5조1644억원으로 30% 가까이 줄었고,지난달에도 5조4245억원에 그쳤다.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분석부장은 "원화 강세를 노린 외국인이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만기 2~3년짜리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목적으로 대거 사들여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되는 채권 물량은 줄어든 반면 은행 예금과 채권형펀드로 자금 유입은 지속돼 공급자 우위가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은행의 수신잔액은 예금금리 하락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채권형펀드로도 지난달 4174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유동성은 갈수록 넘쳐나는 양상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