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내년 북미 방송시장 규모는 1540억달러로 전체 방송시장 3592억달러의 약 43%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은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진입장벽이 높고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철저한 사전 검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가 무대였던 한국 방송사들에 미국은 넘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HUB컨소시엄은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 아래 미국시장 정면 공략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들과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슈렉' 시리즈의 제작자 존 윌리엄스,2008년 아카데미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마이클 클레이튼'의 제작자 제임스 홀트,지난해 영화 메달리온을 제작한 제시 케네디,한국계 할리우드 제작자 소피아 유 등 4명의 프로듀서와 독립 제작사를 만들기로 했다. 이들 제작자는 지난 9월 한국경제신문 본사를 방문해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UB와 4명의 제작자들은 앞으로 합작사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를 겨냥한 TV 시리즈를 기획,제작한다. 완성된 프로그램은 HUB와 ABC NBC CBS FOX 등 미국 4대 지상파,HBO 등 주요 케이블 채널을 통해 동시 방영된다.

HUB는 이미 2012년 한 · 미 동시 방영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미국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수사물을 첫 작품으로 선정하고 합작사를 설립할 프로듀서들의 동의를 얻었다. 연출을 맡을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도 내정한 상태다. 12편의 에피소드 중 최소 2편은 한국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 배우가 출연토록 해 미국 시청자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도 선보인다. 윌리엄스는 "한국 방송은 기술적인 면에서 이미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국제적 안목의 스토리텔링만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