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장기 실업자가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30일 오하이오주에서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 회복 속도가 실업률을 실질적으로 낮추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특히 장기 실직자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비중은 전체 실업자의 40%를 넘는다.

그는 "이는 대단히 특이하고 아주 걱정스러운 현상"이라며 "장기 실직하면 근로자들이 노동인력에서 이탈하게 되며 숙련기술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실업률은 3개월 연속 9.6%를 기록했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를 부양하고 실업률을 낮추려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그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신규 노동인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2.0~2.5% 성장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날 자리에 참석한 새뮤얼 팔미사노 IBM 회장은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은 시중에 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부 규제가 불투명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6월 말까지 6000억달러를 더 풀기로 한 2차 양적완화 조치의 실효성을 신뢰하지 않는 셈이다. 앨런 멀럴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도 "기업하기에는 모든 규제가 너무 복잡하다"면서 규제 완화를 호소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