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산업은행 대출금 1조1262억원을 오는 8일 전액 상환할 계획이라고 1일 발표했다.

대출금을 갚게 되면 채권단과의 여신약정이 종료된다.

GM대우가 1조원이 넘는 부채를 한꺼번에 갚기로 한 것은 더 이상 산업은행에 휘둘릴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산업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한 달 단위로 대출금 상환 시기를 연장해 왔다.

산업은행은 17%의 지분을 보유한 GM대우의 2대 주주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공동 재무책임자 선정,미래 생산물량 보장,GM대우가 개발에 참여한 신차 기술 소유권 인정 등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출 회수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압박해 왔다.

미국 GM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한 후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판단,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게 산업은행의 의도였다.

이에 대해 GM대우는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GM대우의 대출금 상환으로 산업은행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줄어들었다"며 "산업은행이 기존의 요구 조건을 모두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유성 산업금융그룹회장은 이날 "협상이 깨지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대출금 회수 이외에도 GM대우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금 상환은 이미 알고있던 내용이며 협상은 이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타결 가능성과 관련, "각론에서 두가지 정도의 이슈만이 남아 있는 만큼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GM대우관계자도 "대출금 상환 후에도 협의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대우 대출금의 출처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과 올해 수출로 벌어들인 영업이익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 관계자는 "수출 호전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빚을 갚고 난 후에도 올해 순이익은 흑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이호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