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예상보다 조정을 잘 버텼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연평도 사건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2일 오전 현재 코스피지수는 1940선에 다시 올라섰다.시장을 짓눌렀던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 우려, 중국의 긴축, 북한 리스크를 덜어내면서 '안도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구매지수 호조가 중국의 긴축 우려를 상쇄시켰고,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를 덮고 있다. 1일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도 일단 내려놓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옵션만기일에 1조300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지만 이후 1일 현재까지 1조187억원 어치를 다시 순매수했다. 매수 강도는 둔화됐지만 한국에 대한 중기적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날 오전 현재도 1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은 외국인 대신 매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기관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7일째 사 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7일 연속 순매수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올해 들어서 최장 기간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팔지 않고 기관은 매수에 나서면서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조정으로 가격 부담을 던 기존 주도주들의 복귀가 눈에 띄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기관이 주로 매수한 업종은 금융, 전기전자, 화학 업종이다. 1일에는 화학과 건설, 운수장비 업종을 각각 675억원, 413억원, 323억원치 순매수했다. 이날 오전 현재도 기관은 운수장비 업종과 전기전자, 화학, 건설 업종 등을 집중적으로 사 들이고 있다.

기관 매수에 힘입어 운수장비와 건설업종은 각각 4일, 3일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화학업종도 사흘 연속 오르고 있다.

서준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적지 않은 고비 속에서도 주도주들은 추세를 강하게 유지했고 관련 업종 내에서는 일부 전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종목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 S-Oil, 현대모비스 등은 핵심주도주에 한발 앞서 추세복원 시도에 나섰고 후반 주도주 군인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GS건설 등의 복원력도 돋보였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매수 공백을 기관이 대신하면서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기존 주도업종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장기적 상승 추세가 시작됐다"며 "업종별로는 아시아 소비 수혜주이면서 동시에 업황 호조 기대감과 실적모멘텀까지 갖추고 있는 자동차와 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시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시기와 흐름상 투신을 비롯한 기관의 매수 참여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업종 상승률이 높지 않은 IT(디스플레이), 금융(은행, 보험), 건설, 조정받은 자동차, 조선, 실적이 꾸준할 것으로 보이는 화학 업종으로의 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이 순매수한 기간 동안 금융주를 가장 많이 샀고 최근으로 올수록 화학 등 기존 주도주를 많이 담았다"며 "윈도우드레싱 선취매 가능성은 화학, 자동차, 건설 등 기존 주도주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다소 예상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조정 흐름을 보였던 IT에 대해서는 다소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감소와 아직은 불안한 4분기 실적에 대한 경계심리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IT섹터는 단기적으로 다른 섹터에 비해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전히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최근 주가 조정으로 다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자동차,화학, 정유, 기계, 건설 업종 등 기존 주도 섹터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악재가 사라지고 안도랠리가 펼쳐지는 와중에 코스피지수는 2000선까지 55포인트 정도만을 남겨 놓고 있다. 상승률로는 3%도 채 되지 않는다. 외국인에서 기관으로 바통터치가 잘 이뤄지면서 올해 연말 2000선에 골인할 수 있을지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