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소비가 늘어나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자 전문가들은 2일 "글로벌 증시가 앞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갈 것"이라며 "한국증시도 3대 악재로 작용해온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가능성, 북한 리스크 등이 영향력을 잃어가고 무역수지 등 경기회복 요소들이 증시에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장참여자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를 빠르게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따라서 소비 개선의 최고 수혜주인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들을 사 둬야 할 때"라고 권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3대 악재가 걷히고 있는 시기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연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3대 악재 중에서도 중국 정부의 긴축 가능성이 국내 증시에 가장 나쁜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그러나 이는 시장이 너무 과도하게 반응한 탓"이라고 말했다. 연간 신규대출 증가와 물가상승이 중국시장을 압박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과거에도 대출이 늘었거나 물가가 올랐다고 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적이 없었다는 게 오 연구원의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또 정보기술(IT)업종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T주의 경우 아직까지 수익성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격지표도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에 나설 수 있어 미리 주식비중을 늘려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최우선 선호주로 오 연구원은 꼽았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급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직 시장에 남아있지만, 글로벌 주요국들의 공조체제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수급 상황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 유럽, 중국 등의 12월 제조업관리자지수와 구매관리자협회지수 등이 전월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은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재정악화 확대 가능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심 연구원은 "일각에서 유럽발(發) 리스크가 연말에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유럽국가와 IMF(국제통화기금)가 합쳐 7500억 달러 규모의 유로 금융안정기금 증액을 검토 중이어서 더 이상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