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현대건설 인수 적임자로 현대차그룹을 꼽았다?

지난 8월이후 현대건설 지분을 꾸준히 늘리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현대건설 인수우선협상자로 현대그룹이 선정된 이후 현대건설 주식을 지속적으로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은 지난 8월초 특별관계자와 함께 현대건설 주식 567만8781주(5.10%)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미래에셋측은 이후 꾸준히 '사자'를 이어가면서 채 한달도 되지 않은 8월말까지 보유주식을 785만9121주(7.06%)로 확대했다.

당시 각 증권사들은 현대건설을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꼽고 있었다. 현대건설이 플랜트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늘어나는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고, 현대차 그룹에 인수된 이후 잠재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으로의 피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이같은 분석에 동조한 것인지 미래에셋측은 현대건설 지분을 더욱 늘렸다. 미래에셋측은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그룹이 선정됐다는 발표가 나기 직전까지 현대건설 주식 168만5449주(1.51%)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주식을 954만4570주(8.57%)로 확대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연일 팔자에 나서면서 보유주식을 670만3852주(6.02%)로 크게 줄였다. 보름새 284만718주(2.55%)나 처분한 것이다.

이는 현대그룹이 시장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5조510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해 향후 현대건설의 펀더멘털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현대그룹이 인수대금 회수를 위해 현대건설을 우회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자금 출처를 밝히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어 향후 인수전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미래에셋측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