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미국 금융기관 대부분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대출프로그램에 의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해외 은행들도 자금 대출 내역에 대거 포함돼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FRB는 2007년 12월 이후 미국 및 해외 은행에 제공한 긴급 지원 내역을 1일 공개했다.이에 따르면 씨티그룹 2조2000억달러에 이어 메릴린치 2조1000억달러,모건스탠리 2조달러,베어스턴스 9600억달러,골드만삭스 6150억달러 등 미국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FRB로부터 자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8년 3월에서 2009년 5월까지 FRB가 18개 금융기관에 프라이머리 딜러 단기신용공여(PDCF) 프로그램에 따라 제공한 유동성 규모는 9조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골드만삭스는 PDCF를 통해 84차례에 걸쳐 약 6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특히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지 약 한달 만인 10월15일 하루 동안 PDCF를 통해 242억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밝혀져 당시 급박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모건스탠리는 PDCF를 212번 이용했으며 바클레이즈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인수 자금 조달에 PDCF를 활용했다.

유럽 등 해외 은행 역시 자금 조달을 위해 FRB를 찾았다.1650억달러를 조달해 간 스위스의 UBS를 비롯해 독일 도이체방크(970억달러),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920억달러) 등이 연준의 자금 대출 내역에 포함됐다.유럽중앙은행(ECB)도 2007년 12월부터 FRB를 통해 총 271차례 자금을 조달했다.뱅크오브잉글랜드,일본은행(BOJ) 등도 자국 은행 지원을 위해 연준에서 거액을 빌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FRB를 세계 은행권의 ‘최종 대부자’와도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