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으로 편입된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위해 중국 은행으로부터 9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어 10년 가까이 지연돼 왔으나,이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또 외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짐에 따라 당초 검토됐던 교보생명 지분(24%) 등 보유 자산 매각 작업은 보류하기로 했다.

◆中서 대규모 자금조달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중국 CDB(중국개발은행)로부터 9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CDB는 한국의 산업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국내외 기업들의 장 · 단기 투자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한국기업이 중국 은행으로부터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CDB로부터 장기차입 형식으로 자금을 끌어오며,이르면 이달 안에 CDB와 조달 금리 등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는 국내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가스전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미얀마가 적성국가로 분류된 지역이어서 국내나 미국，유럽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는 중국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미얀마에서 생산하는 가스 대부분을 중국에 판매할 예정이어서 CDB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인해 국내외 금융권과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대우인터내셔널이 중국 은행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미얀마 가스 개발 사업에는 총 17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CDB로부터 9억달러를 조달하기에 앞서 지난 1일 국내에서 3126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나머지 5억달러 정도는 국내외에서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 본격화

미얀마 가스전 개발은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 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미얀마 A-1，A-3 광구에 대해 51% 지분을 갖고 있는 운영권자다. 이들 광구에서 가스가 발견된 곳은 슈웨，슈웨퓨，미야 등 3개 가스전이다. 2013년부턴 서부 해안 슈웨 가스전의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안먀 AD-7 광구 지분도 확보，탐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스전은 국내 기업이 발견한 해외 가스전 중 최대 규모다. 매장량은 최소 4조5000억 입방피트(약 9000만t) 이상으로 국내 4~5년치 도입량에 해당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2013년부터 하루 5억 입방피트의 가스를 약 30년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한 가스는 중국 국영 석유 · 가스회사 CNPC의 자회사인 CNUOC 등에 전량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회사의 명운이 걸린 프로젝트"라며 "이번 자금 조달을 계기로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