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충격…"送年경기 꺼질라" 걱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롯데호텔 예약 10% 취소…남대문시장, 파티용품 매출 '뚝'
공공기관·대기업 송년모임 자제
공공기관·대기업 송년모임 자제
"오늘만 연말 송년회 예약자 3명이 취소했네요. 룸(방)을 잡으려는 예약전화가 끊이지 않던 작년 이맘때 분위기를 기대하긴 힘들것 같네요. "(A호텔 관계자)
끝나지 않은 검찰의 기업수사와 연평도 포격 후유증에다 연말 대규모 인사를 앞둔 재계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송년회 시장 경기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자제모드'로 돌아서면서 특급호텔 예약담당자들은 예약해지 문의에 시달리고 있다. 연말 경기 실종으로 백화점과 일반 가정도 크리스마스 용품 예산을 줄이고 나서 대형트리 장식업체와 크리스마스 용품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송년모임 예약취소 잇달아
연평도 사태로 공공기관이 자제모드로 돌아서고 검찰수사가 이어지면서 대기업들도 송년모임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하고 있다. 이에 서울 시내 특급호텔은 물론 강남 일대 음식점들은 '북한이 연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매출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롯데호텔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예약된 송년회 중 10%가량이 취소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특히 공공기관들이 송년회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며 "최근 C&그룹,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등으로 시끄러운 은행권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도 자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 등 연말 인사를 앞두고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재계도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공식적인 송년회 일정을 미루고 있다.
강남의 A호텔 관계자는 "대규모 승진인사가 예견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삼성그룹이 젊은 조직 중심으로 엄청난 물갈이 인사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선뜻 예약을 못하는 걸로 안다"며 "여기에 연평도 사태 이후 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고 있어 사실상 연말 경기는 물건너 갔다"고 아쉬워했다.
◆크리스마스 용품 수요도 줄어
기업들이 차분한 송년 보내기에 나서면서 대형트리를 장식해 주는 시공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대형건물 경관 디자인 전문업체인 '디자인 토픽'의 박명재 사장은 "올해는 연평도 사건 여파로 업계가 조용하다"며 "현대 · 롯데 · 신세계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장식 예산을 전년 대비 30%가량 줄여 일감이 줄었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이어 "백화점들은 연말 분위기가 좋아지거나 매출이 늘어나면 추가로 트리장식 예산을 쓰는데 올해는 추가예산집행이 없어 오는 5일 정도면 일감이 바닥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크리스마스 용품을 찾는 일반가정 수요도 줄고 있다. 남대문의 장식 판매업체인 '동원 츄리상사'의 이용순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에 손님을 많이 뺏긴 데다 연말 분위기도 가라앉아 손님이 지난해보다 30%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일등츄리 관계자는 "남대문에서 트리나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상점이 14곳이 있었는데 매년 줄어 이제 4곳밖에 남지 않았다"며 "올 매출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허탈해 했다.
◆소규모 연말모임도 썰렁
방배동 서래마을은 젊은 직장인들의 크고 작은 연말 모임이 잦은 곳이다. 이곳의 일식집 '스시쿠마'에는 이날 오후 7시에도 빈방이 많았다. 엄희안 스시쿠마 매니저는 "연평도 포격 이후 송년회 손님이 끊긴 상태"라며 "매출은 작년 이맘때보다 2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초면 회사 송년모임도 많고 예약도 밀려들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연평도 사태 영향이 장기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톰볼라'의 우두희 매니저는 "예전 같으면 가격 확인을 안하고 세트메뉴를 주문했는데 요즘엔 가격을 꼼꼼히 살펴보고 주문하는 손님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진석/이고운/이현일 기자 iskra@hankyung.com
끝나지 않은 검찰의 기업수사와 연평도 포격 후유증에다 연말 대규모 인사를 앞둔 재계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송년회 시장 경기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자제모드'로 돌아서면서 특급호텔 예약담당자들은 예약해지 문의에 시달리고 있다. 연말 경기 실종으로 백화점과 일반 가정도 크리스마스 용품 예산을 줄이고 나서 대형트리 장식업체와 크리스마스 용품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송년모임 예약취소 잇달아
연평도 사태로 공공기관이 자제모드로 돌아서고 검찰수사가 이어지면서 대기업들도 송년모임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하고 있다. 이에 서울 시내 특급호텔은 물론 강남 일대 음식점들은 '북한이 연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매출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롯데호텔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예약된 송년회 중 10%가량이 취소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특히 공공기관들이 송년회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며 "최근 C&그룹,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등으로 시끄러운 은행권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도 자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 등 연말 인사를 앞두고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재계도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공식적인 송년회 일정을 미루고 있다.
강남의 A호텔 관계자는 "대규모 승진인사가 예견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삼성그룹이 젊은 조직 중심으로 엄청난 물갈이 인사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선뜻 예약을 못하는 걸로 안다"며 "여기에 연평도 사태 이후 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고 있어 사실상 연말 경기는 물건너 갔다"고 아쉬워했다.
◆크리스마스 용품 수요도 줄어
기업들이 차분한 송년 보내기에 나서면서 대형트리를 장식해 주는 시공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대형건물 경관 디자인 전문업체인 '디자인 토픽'의 박명재 사장은 "올해는 연평도 사건 여파로 업계가 조용하다"며 "현대 · 롯데 · 신세계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장식 예산을 전년 대비 30%가량 줄여 일감이 줄었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이어 "백화점들은 연말 분위기가 좋아지거나 매출이 늘어나면 추가로 트리장식 예산을 쓰는데 올해는 추가예산집행이 없어 오는 5일 정도면 일감이 바닥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크리스마스 용품을 찾는 일반가정 수요도 줄고 있다. 남대문의 장식 판매업체인 '동원 츄리상사'의 이용순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에 손님을 많이 뺏긴 데다 연말 분위기도 가라앉아 손님이 지난해보다 30%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일등츄리 관계자는 "남대문에서 트리나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상점이 14곳이 있었는데 매년 줄어 이제 4곳밖에 남지 않았다"며 "올 매출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허탈해 했다.
◆소규모 연말모임도 썰렁
방배동 서래마을은 젊은 직장인들의 크고 작은 연말 모임이 잦은 곳이다. 이곳의 일식집 '스시쿠마'에는 이날 오후 7시에도 빈방이 많았다. 엄희안 스시쿠마 매니저는 "연평도 포격 이후 송년회 손님이 끊긴 상태"라며 "매출은 작년 이맘때보다 2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초면 회사 송년모임도 많고 예약도 밀려들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연평도 사태 영향이 장기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톰볼라'의 우두희 매니저는 "예전 같으면 가격 확인을 안하고 세트메뉴를 주문했는데 요즘엔 가격을 꼼꼼히 살펴보고 주문하는 손님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진석/이고운/이현일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