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공모주 투자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증시에 입성한 48개 종목 중 62.5%인 30개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상장 43개사 중 20개사(46.5%)만 현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지난달 이후 상장한 13개사 중에선 6개가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1종목 중에선 5종목이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11월 이후 북한 포격과 유럽 재정리스크 등의 악재가 불거지며 코스닥지수가 3.90% 하락한 것에 비춰보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상장한 소형 프린터업체 세우테크는 첫날 상한가에 올랐다가 이날은 8.30% 빠지는 등 급등락 중이지만 공모가 5500원보다 24.5% 높은 68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상장한 케이티롤이 공모가 대비 94.1% 올랐고 19일 데뷔한 한국전자인증은 109.4% 상승하는 등 '대박'을 친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또 라오스 교포 자동차업체 코라오홀딩스는 31.0%,특수플라스틱 제조업체 코프라는 30.6% 올랐다. 반면 시그네틱스(공모가 대비 -6.0%) 아나패스(-4.9%) 등 정보기술(IT)주들은 업황 둔화 우려에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가를 적절하게 산정한 새내기주들의 선전이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예전에는 경영진이 회사의 가치를 너무 높게 본 탓에 공모가를 무리하게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는 게 회사 이미지에 더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공모가를 굳이 무리하게 잡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가는 주관사가 실사를 통해 밴드를 제시하고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을 거쳐 결정되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상장하는 회사에 달려 있는 게 보통이다.

전자인증업체 한국전자인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의 기관 수요예측에선 경쟁률이 111.3 대 1을 기록했고 그 중 '어떤 가격에라도 받겠다'며 가격을 안 써넣은 기관의 비중이 68.1%에 달했다. 2000원 이상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공모가 희망밴드 1200~1500원을 살짝 넘는 16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고,이날 주가는 3350원까지 올랐다.

철강 압연용 롤을 생산하는 케이티롤 역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10.9 대 1로 집계됐지만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6800원으로 결정해 상장 후 주가가 급등세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