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외국계 증권사에 의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증시가 지난달 갑작스럽게 급락한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매도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일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는 지난달 12일 중국 본토증시인 A주의 하락은 시장 자체적인 조정 요인 외에도 모 국제투자자가 중국 주식을 팔라는 우편물을 발송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인민일보가 지목한 '큰손' 외국인으로 골드만삭스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3147.74에서 2985.43으로 하루 만에 5.16% 급락했다. 갑작스런 조정으로 기관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는 이후 사흘 동안 5% 더 하락, 2838선까지 밀려났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증시에서는 대형 투자자를 중심으로 2500억위안(43조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인민일보는 "이번 증시 하락은 글로벌 투자회사가 주식시세를 조종해 이익을 취한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철저히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본토와 홍콩의 감독기관이 시세조종 혐의자를 찾기 위해 공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인민일보는 "주식시세를 조종하는 국제적인 '폭군'을 제압해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중소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월가에서는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을 지난달 중국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843.61로 0.71% 오르는 등 이틀 연속 상승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