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3일 무림P&P에 대해 인쇄용지 시장 진입으로 국내 제지업계는 본격적 3파전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림P&P는 지난 2008년 무림페이퍼에 인수된 옛 동해펄프로, 1974년 대한화학펄프로 최초 설립되어 1989년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유일의 활엽수 표백화학펄프(HW-BKP) 생산업체이다. 무림P&P는 지난 2009년 11월 펄프부터 제지까지의 생산공정을 일관화 하는 일관화 공장 건축에 착공했고 2011년 3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3~4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가 5월부터는 무림P&P의 일관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지가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손동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림P&P가 본격적인 인쇄용지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사실상 국내 제지업계는 지각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연산 45만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2011년에 27만톤, 2012년에 45만톤의 물량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연간 총 인쇄용지 생산량 300만톤의 1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무림P&P의 물량 중 65~70%를 차지할 예정인 아트지의 경우 대부분 수출용인 것으로 회사측은 밝히고 있으나 이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사항이다. 나머지 30~35%의 백상지는 모두 내수 시장에 풀릴 예정으로 주요 제지 3사(한솔, 한국, 무림페이퍼)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업체들은 큰 타격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손 애널리스트는 "이번 증설은 한솔, 한국제지와 같은 메이저 업체들에게도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 악화로 인한 종이 판가의 레벨다운이 불가피해 보여 업계전체가 일시적인 실적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솔제지의 경우 산업용지 및 특수지의 매출 비중이 45%이고 한국제지도 무림P&P가 생산할 계획이 없는 복사지 비중이 20% 수준이기 때문에 증설에 따른 충격을 일정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영증권은 무림P&P가 펄프-제지 일관화 공정 도입으로 최소 15%의 원가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무림P&P는 그 동안 펄프 생산업체로서 펄프가 하락 시 이익률도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왔으나 내년부터는 제지도 생산하게 되면서 펄프가 하락에 대한 헤지(위험회피)가 일부 가능해진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일관화 공정 도입으로 15% 이상의 원가절감이 가능하고 생산한 펄프의 49%를 자체 제지 생산에 투입(자가소비)할 계획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경쟁력도 존재한다"며 "따라서 펄프가 하락 시 제지 부문의 이익률 제고가 전체 수익성 훼손을 부분적으로 커버해줘 향후 펄프가가 급락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영업마진 쇼크는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펄프가 상승시의 이익 레버리지는 더욱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