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부진했던 정보기술(IT)주가 연말 증시의 주도주로 부각되면서 IT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내년이면 IT 업황이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어 삼성그룹주 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현재 한국투신운용과 동양자산운용이 삼성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 중이고 삼성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상품을 운용 중이다.

◆테마형 펀드 중 수익률 2위로 급부상

2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5.47%로 테마형 펀드 33개 중 럭셔리 펀드(6.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13%)을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한 달 전만 해도 1.29%의 수익률로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지난달부터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순위가 수직상승했다.

펀드 수익률이 개선된 것은 삼성전자 등 IT주들이 최근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인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85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최근 한 달 동안 16.08% 상승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삼성그룹주 펀드가 IT주 반등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삼성SDI삼성전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여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삼성코덱스삼성그룹주상장지수펀드(ETF)'가 1개월간 6.04%의 수익률을 올려 가장 성적이 좋았다.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A'가 5.76%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으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5.74%),'한국투자골드적립식삼성그룹1'(5.66%) 등도 5%가 넘는 고수익을 올렸다.

◆IT 업황 회복 기대에 전망도 좋아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IT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그룹주 펀드의 투자매력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IT 업황이 내년부터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주가부담도 크지 않아 한발 앞서 투자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크므로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미국의 연말 소비가 살아나는 등 IT 업황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률이 꾸준하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테마형 펀드의 특성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