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년 국채선물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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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출신의 피터 번스타인은 그의 저서 '리스크(Against the Gods)'에서 "리스크에 대한 통제력이 과거와 현대를 구분짓는 주요한 경계"라고 주장했다.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오늘날 금융상품의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선물과 옵션을 대표로 손꼽을 수 있다. 특히 금리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국채선물은 그 중심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장기국채는 주로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의 만기보유 자산으로만 인식돼왔다. 채권시장에서 장기국채의 거래 비중은 10%를 밑돌 정도로 미미했다. 그 결과 2008년에 도입된 10년 국채선물도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채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 들어 장기국채 발행 비중은 전체 발행물량의 약 4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높아졌다. 하루 평균 거래금액도 1조원을 넘는다. 금융기관들은 장기국채를 단기매매를 통한 수익실현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장기 국채선물을 통한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채 투자도 증가하고 있어 장기채를 통해 금리변동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그동안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국채시장을 주식시장과 양대 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채시장 선진화를 추진해왔다. 국고채 전문 딜러 제도의 도입,국고채 통합발행 등이 대표적이다. 1999년 9월에는 3년 국채선물 도입을 시작으로 국채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관리 및 투자수단을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국채 현물과 선물시장 모두 단기물에 쏠리는 게 문제였다. 올 들어 국채 거래량의 85%는 여전히 만기 5년 이하가 차지하고 있다. 장기국채의 유동성 부족은 10년 국채선물의 거래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제 단기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질적인 도약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정부 및 금융계와 공조 아래 '장기 국채선물시장 활성화 방안'을 지난 10월25일부터 시행했다. 장기국채 현물시장과 함께 선물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장 · 단기 현물 선물 시장을 함께 육성시키는 것이 초점이다. 10년 국채선물을 현금결제방식으로 전환해 편리성을 높였고,국고채 전문딜러인 증권사가 10년 국채선물의 시장조성기관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에 힘입어 전무했던 10년 국채선물 거래가 깨어나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남유럽 등에서 국가 재정 건전성이 이슈로 떠오르며 정부 차원에서는 장기 재정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게 중요해졌다. 기업 차원에서는 보험사의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 도입,퇴직연금시장 성장으로 장기국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국채 공급자인 정부와 수요자인 금융기관 모두가 장기국채 시장 육성을 필요로 하는 때다.
이번 10년 국채선물 활성화 제도는 그런 면에서 장기채 투자관행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도가 단순히 시장의 양적 성장을 넘어서 효과적인 헤지수단을 제공하는 금융시장의 명실상부한 인프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진수형 <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
오늘날 금융상품의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선물과 옵션을 대표로 손꼽을 수 있다. 특히 금리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국채선물은 그 중심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장기국채는 주로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의 만기보유 자산으로만 인식돼왔다. 채권시장에서 장기국채의 거래 비중은 10%를 밑돌 정도로 미미했다. 그 결과 2008년에 도입된 10년 국채선물도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채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 들어 장기국채 발행 비중은 전체 발행물량의 약 4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높아졌다. 하루 평균 거래금액도 1조원을 넘는다. 금융기관들은 장기국채를 단기매매를 통한 수익실현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장기 국채선물을 통한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채 투자도 증가하고 있어 장기채를 통해 금리변동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그동안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국채시장을 주식시장과 양대 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채시장 선진화를 추진해왔다. 국고채 전문 딜러 제도의 도입,국고채 통합발행 등이 대표적이다. 1999년 9월에는 3년 국채선물 도입을 시작으로 국채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관리 및 투자수단을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국채 현물과 선물시장 모두 단기물에 쏠리는 게 문제였다. 올 들어 국채 거래량의 85%는 여전히 만기 5년 이하가 차지하고 있다. 장기국채의 유동성 부족은 10년 국채선물의 거래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제 단기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질적인 도약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정부 및 금융계와 공조 아래 '장기 국채선물시장 활성화 방안'을 지난 10월25일부터 시행했다. 장기국채 현물시장과 함께 선물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장 · 단기 현물 선물 시장을 함께 육성시키는 것이 초점이다. 10년 국채선물을 현금결제방식으로 전환해 편리성을 높였고,국고채 전문딜러인 증권사가 10년 국채선물의 시장조성기관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에 힘입어 전무했던 10년 국채선물 거래가 깨어나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남유럽 등에서 국가 재정 건전성이 이슈로 떠오르며 정부 차원에서는 장기 재정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게 중요해졌다. 기업 차원에서는 보험사의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 도입,퇴직연금시장 성장으로 장기국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국채 공급자인 정부와 수요자인 금융기관 모두가 장기국채 시장 육성을 필요로 하는 때다.
이번 10년 국채선물 활성화 제도는 그런 면에서 장기채 투자관행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도가 단순히 시장의 양적 성장을 넘어서 효과적인 헤지수단을 제공하는 금융시장의 명실상부한 인프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진수형 <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