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가 숨가쁘게 상승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시가 숨을 고를 시점이 가까워졌다며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주문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36% 상승한 1957.26으로 장을 마쳐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북한 리스크, 중국 긴축 영향이 완화되고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소비가 예상보다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경기민감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상승기조를 감안하면 다음주 증시는 오름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 소비 개선과 배당 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면서도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4분기 국내기업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국내 증시는 이후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9.7∼9.8배 수준인데, 이는 추격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하면 다음주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악재에 내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희망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고 미국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에도 증시 상승추세가 지속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한국증시가 대내외 악재가 해소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연중 신고가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기 회복을 고려해 수혜가 예상되는 IT주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바닥권이기 때문에 경기민감주에 대해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IT, 은행, 건설, 기계, 석유 정제업종이 유망하고 배당시즌을 맞아 배당주도 관심을 가져볼 것"이라고 권했다.

IT업종의 경우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 메리트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IT와 은행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IT의 경우 미국 연말 소비특수에 따른 수혜와 저평가 메리트를 함께 갖춘 삼성전자 심텍 하나마이크론 등 부품 관련주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