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삼성의 선택] 2년4개월만에 컨트롤타워 재가동…'삼각편대 경영'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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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실 신설
김순택 부회장이 총괄…경영지원ㆍ전략 등 6개팀 구성
신사업 육성·계열사 지원 초점
미래전략위원회 별도 구성…사장단협의회와 투트랙 경영
김순택 부회장이 총괄…경영지원ㆍ전략 등 6개팀 구성
신사업 육성·계열사 지원 초점
미래전략위원회 별도 구성…사장단협의회와 투트랙 경영
1930년대 말 만주지역에 건어물을 수출하던 삼성상회가 매출 220조원(2009년 기준)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의 특수한 경영시스템 덕분이었다.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경영방식이 그것이다.
회장과 계열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며 한때는 '재계의 청와대'라는 별칭까지 들었던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3일 '미래전략실'로 새롭게 탄생했다. 조직의 명칭답게 미래 신사업과 계열사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미래전략실,새로운 10년 준비
2년4개월여 만에 복원된 미래전략실의 과제는 '새로운 10년'을 대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신사업 발굴을 담당했던 김순택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실장으로 발탁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김 부회장은 주말 출근을 불사하며 총 6개팀으로 마련된 구성안을 조율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략1팀과 2팀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와 관련된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전략1팀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팀 출신인 이상훈 사장(55)이 이 팀을 이끈다. 경북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사장은 미래전략실의 모태인 삼성비서실과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전략기획실 임원을 거쳤다. 이 사장은 전자계열사 간 중복사업 조정 등의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2팀은 김명수 전무(49)가 팀장으로 발탁됐다.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입사 후 삼성전자 경영지원 업무를 맡아왔으며 금융계열사와 화학계열사 등 계열사 지원과 기획 업무를 하게 된다. 과거 재무팀의 역할은 경영지원팀이 맡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을 보좌했던 회장실 2팀 출신의 전용배 전무(48)가 재무 업무를 조정한다.
삼성 각 계열사에 대한 '감사' 업무를 맡은 곳은 경영진단팀으로, 이영호 전무(51)가 팀장으로 선임됐다. 인사지원팀은 전략기획실 출신의 정유성 부사장(54)이,삼성 안팎의 '소통'을 지휘하는 커뮤니케이션팀은 장충기 사장(56)이 맡는다. 삼성은 조만간 임원 인사와 함께 팀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
◆사장단협의회-미래전략위원회 투트랙
삼성은 미래전략실과 별도로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김 부회장이 맡으며 비상설 협의체 방식으로 운영한다. 미래전략위원회는 전략기획실 폐지와 함께 사장단협의회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브랜드전략위원회와 투자조정위원회,인사위원회 기능을 흡수한다. 미래전략위원회는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 사장단과 미래전략실 팀장 등 8명으로 구성된다. 계열사 간 사업 조정 등의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회의를 개최해 사업을 조율한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 소속 조직이었던 신사업추진단을 사장단협의회 산하로 옮겨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신사업추진단장은 김 부회장이 겸직한다. 김 부회장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태양광 LED(발광다이오드) 의료기기 사업 기반을 다져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장단협의회 산하 조직이었던 법무실은 관련 업무 외에도 준법감시 등 상생협력과 관련된 기능을 보강해 준법경영실로 개편했다. 김상균 사장(52)이 실장을 맡았다.
삼성의 미래전략실 복원을 놓고 재계 일각에선 삼성이 내부적으로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를 둘러싼 지분 정리와 계열사 간 사업 통합 등 3세경영 기반 확보 작업을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3세들에 대한 계열 분리도 미래전략실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각 계열사가 하는 일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