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2011년 장세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앞다퉈 내년 증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이 내년에는 코스피지수가 2500 안팎까지 상승, 2007년 기록했던 역사점 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점검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와 중국의 긴축 등을 내년 증시의 5대 체크포인트로 꼽았다.

① 미국 경기 회복

내년에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서느냐에 따라 내년도 글로벌 증시의 큰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 여부는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정보기술(IT)주의 내년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② 중국의 긴축

'중국의 긴축'은 내년 증시의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다. 중국은 지난 10월20일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년 만기 대출금리를 인상했고,하반기에 총 1%포인트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해외로부터의 급격한 유동성 유입에 따른 자산 버블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가 추가 긴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실물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③ 유럽 재정위기

포르투갈 · 이탈리아 · 아일랜드 · 그리스 · 스페인 등 PIIGS 국가들의 재정위기 역시 내년에 다시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국가가 발행한 국채 중 내년 상반기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가 3120억유로에 달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그리스 사태를 거치면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구제금융 방안을 마련해 두긴 했지만,각국의 재정적자 축소 성과가 미미할 경우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④ 재평가

올해 국내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내년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 재평가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한 것이다. 즉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활발하게 들어오면서 기업들의 이익은 정체돼 있지만 주가가 높아져 주가수익비율(PER)이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⑤ 인플레이션

중국의 긴축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고,글로벌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더라도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원유 등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