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트'로만 올 매출 70억 예상
최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만난 김두제 고려디자인 대표(54 · 사진)는 지난달 열린 G20 정상회의를 통해 사무용가구 브랜드 '베네트'의 우수성을 성공적으로 알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네트(benett)는 회사 설립 10년 만인 지난 4월 개발해 론칭한 새내기 사무용가구 브랜드다. 하지만 베네트는 최근 큰 일을 냈다. G20 정상회의 때 사용된 사무용가구 중 각국 정상이 이용한 35개 의자를 제외하고는 전량 이 브랜드 제품이었던 것이다. 각국 정상들의 이동경로에 따라 마련된 라운지 정상오찬장실 기자단실 보안관계자실 정상회담실 등에 책상 의자 테이블 식탁 소파 등 가구 전량을 공급했다.
김 대표는 "금액으로는 5억원 정도로 얼마 안되지만 리바트 퍼시스 한국가구 코아스웰 등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따낸 것"이라며 "사무용가구 역사는 짧지만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앞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용적인 디자인과 한국 고유 문화를 알리고 전통과 미래가 어우러진 국제적 수준의 컨셉트를 제안한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것.
김 대표는 "론칭 1년도 안된 베네트를 G20 정상회의 행사장에 공급함으로써 품질과 디자인면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베네트를 1,2년 내 사무용가구 대표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베네트가 공식 가구로 지정된 이후 하루도 편히 잠을 잔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포천공장과 김포공장을 오가며 직접 디자인을 개발하고 제작에 참여하는 등 한 달여간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물론 주말과 휴일도 없었다.
김 대표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며 "정상이 사용하는 제품에 사소한 하자라도 생기면 국가 위신에 문제가 생기고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돼 조금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행사가 끝난 뒤 몸무게를 쟀더니 4~5㎏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베네트의 초기 론칭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 기회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가속도를 내기로 했다. 현재 사무용가구 중심으로 돼 있는 베네트를 호텔 기숙사 병원 아파트 등 특수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범위를 넓혀가기로 했다. 또 2005년부터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에 공급하는 선박가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회사가 생산하는 모든 가구제품의 브랜드를 '베네트'로 통합하는 만큼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마케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트 론칭 첫 해인 올해 이 브랜드로 약 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150억~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디자인 개발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창업 초기 독일의 최고급 주방가구인 불탑(bulthaup)을 수입,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오스트리아에서 사무용가구인 베네(bene),그리고 독일에서 의자전문 브랜드인 인터스툴(intersthul)을 들여와 유통해 왔다. 이렇게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베네의 디자인 컨셉트와 기술력을 접목, 올해 자체브랜드 베네트를 론칭했다. 베네트는 품질은 최상급이면서 가격은 경쟁업체 제품에 비해 15% 낮게 해 경쟁력을 높였다.
김 대표는 "올해는 건축경기 침체로 당초 예상보다 매출액이 줄어 400억원 달성에 멈추지만 내년에는 선박가구와 브랜드 가구의 매출 호조로 6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