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카(MEDICA)'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전시회로 지난달 열린 행사에는100개국 이상에서 4300여개 의료기기 업체가 참가했다. 바이어 수도 1만3000명에 달했다. 의료기기가 정보기술(IT)분야와 융합하면서 의료건강시장도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의료기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인구 20억명 이상의 브릭스(BRICs) 국가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의료 수요가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확연히 달라진 곳은 중국이었다. 지금까지 메디카에서 중국의료기기 업체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것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동안 품질을 믿을 수 없다는 풍조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모든 중국 기업이 부스에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간판을 붙였다. 중국이 급팽창하는 의료기기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처럼 급팽창하는 의료기기시장을 중국에 모두 내줄 수는 없다. 한국은 IT부문에서 중국에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중국을 앞지를 수 있다. 이런 급박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이 달 들어 중소기업청(청장 김동선)이 의료기기분야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의료기기분야를 중소기업형 업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펴기로 한 것이다. 중기청은 특히 내년 7월 한 · EU FTA가 발효되는 것을 계기로 의료기기분야의 유럽 진출을 현장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일단 7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개 의료기기 유망 품목을 발굴,지원한다. 식약청과 공동으로 의료기기육성지원단도 운영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메디카 등 세계적인 의료기기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를 늘리기 위해 참가 비용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실제 의료기기 시장의 급팽창으로 이미 자발적으로 메디카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도 씨유메디칼시스템 바이오닉스 바이오프로테크 등 130개 의료기기 업체들이 메디카에 2493㎡ 규모의 부스를 설치했다.

중기청은 또 의료기기 업체들의 유럽 진출을 돕기 위해 의료기기 해외인증 획득을 추진하는 기업에 업체당 3000만원의 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10억원의 지원 자금을 확보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기청 유인자 연구관(042-481-4438)에게 문의하면 된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